북한의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발표에 따라 우라늄 핵무기(우라늄탄)와 그간 문제가 돼 왔던 플루토늄 핵무기(플루토늄탄)의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핵무기, 정확하게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는 우라늄 또는 플루토늄이 쓰인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저농축)을 태우면 플루토늄이라는 새로운 원소가 생기는데, 플루토늄탄은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폐연료봉)를 재처리함으로써 그 안에 들어 있는 높은 순도의 무기급 '플루토늄239'를 추출한 뒤 기폭장치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에 있는 원자로에서 이런 방식으로 플루토늄을 추출해 왔다.
원자로에서만 만들어지는 플루토늄과 달리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을 직접 농축시키면 우라늄탄을 만들 수 있다. 우라늄광에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우라늄235'가 불과 0.7%만 포함돼 있어 나머지 '우라늄238'을 걸러내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이는 농축 과정을 거쳐야 한다. 2~4%의 저농축 우라늄은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쓰이고, 이를 90% 이상으로 고농축해야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플루토늄탄은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사용해 비용 부담이 적지만, 대규모의 원자로 시설이 필수적이어서 외부 세계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고 유사 시 공격에 노출되기도 쉽다. 이와 달리 우라늄탄은 은밀한 제조가 가능하다.
핵심 과정인 농축에 주로 사용되는 원심분리기는 길이 약 3m, 직경 약 20㎝의 원통이다. 수천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 해도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더욱이 지하 시설에, 또 여러 지역에 분산 설치할 수 있어 은닉이 용이해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우라늄 농축은 쉽지 않지만 일단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면 간단한 기폭장치를 더해 쉽게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고농축우라늄은 임계질량 이상 모이면 거의 100% 폭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별도의 핵실험도 필요 없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정교한 기폭기술이 수반돼야 하고, 여러 차례 핵실험을 통해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
우라늄탄이나 플루토늄탄 모두 초기 핵무기인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다. 후에 나온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핵무기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것이 우라늄탄 '리틀보이', 사흘 뒤 나가사키에 투하된 폭탄이 플루토늄탄 '팻맨'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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