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약 50명의 직원을 강제 해고할 방침이어서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는 지난 8일 미국 본사의 지시로 전체 직원의 약 9% 가량인 약 50명의 직원에게 해고 사실을 통보했다. 스티브 발머 MS 회장은 지난달 초 전 세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기 침체에 따라 전 세계에서 5,000명의 직원을 줄인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고 사실을 통보 받은 한국MS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퇴직 위로금을 받고 8일에 퇴사했으나, 26명의 직원들은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퇴직 대상자 모임'을 만들었다. MS는 퇴사 거부 직원들에게 퇴직 위로금 지급을 거부하고 자택 대기 발령 조치해 사실상 회사 출근을 막고 있다.
직원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준이 없는 막무가내 해고 때문이다. 해고 대상자인 A씨는 "정년이 보장된 직장에서 옮겨온 지 3개월 밖에 안된 경력직 직원 등 입사 1년이 채 안 된 직원이 16명이나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이렇게 해고시킬 것을 왜 뽑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성과가 좋아 최근 승진한 직원도 해고 대상이 됐으며, 일부 컨설팅 부서는 32명 직원 가운데 27명이 해고 통보를 받아 사실상 부서가 와해됐다.
이에 대해 한국MS 측은 "본사 방침에 따라 효율성 있는 미래 비즈니스를 위해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하는 사업과 중복 일자리를 줄인 것"이라며 "기한은 미정이지만 결원이 생긴 만큼 새 인력을 뽑아 새로운 업무 영역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고 대상 직원들은 MS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국MS가 지난해에도 흑자를 냈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명분이 없다"며 노동청에 이의 제기 등 법적 조치들을 밟겠다는 입장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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