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슬슬 재기에 나설 채비다. 3월 말 미국에서 돌아온 뒤 정치무대 전면에 나서기 위해 정지 작업을 해온 그는 요즘 더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3일 팬클럽 회원들과 속리산 등반을 했다. 미국에서 귀국한 뒤 팬클럽 회원들과 갖는 첫 모임이었다. 이 전 의원은 1,0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 현실이 동서로, 남북으로 갈라져 있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는 위급한 상황이므로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 자신도 국가를 위한 일이라면 초지일관으로 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정치 일선에 복귀하고 싶은 의지가 물씬 풍겨 나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 어떻게 복귀할 수 있을까. 두 가지 변수는 서울 은평을의 10월 재보선 실시 여부와 한나라당의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인 문국현 의원에 대한 선거법 위반 재판이 9월까지 의원직 상실형으로 결론 나면 이 전 의원의 지역구에선 10월 재선거가 실시된다. 그러면 이 전 의원은 그 공간을 통해 자연스레 복귀를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10월 재보선이 실시되지 않으면 이 전 의원은 다른 복귀 루트를 찾아야 한다. 현재 개최 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인 조기 전당대회가 그 길목이 될 수 있다. 만약 7,8월 조기 전대 개최로 결론 나면 이 전 의원은 당 대표직에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
친박계는 친이계 상당수의 조기 전대 주장을 이 전 의원의 복귀를 위한 길 닦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측은 "조기 전대와 관련해선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게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만약 전대 개최마저 불투명해진다면 이 전 의원은 입각 등 다른 복귀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7월 말까지 대학 강의와 세미나, 자서전 출판 등 개인적 일정만 있을 뿐"이라며 "이 전 의원의 정치 복귀는 그 이후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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