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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동 맹주 부활 조짐/ 레바논 총선서 후원세력의 승리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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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동 맹주 부활 조짐/ 레바논 총선서 후원세력의 승리로 발판

입력
2009.06.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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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총선 헤즈볼라 패배, 미국과 시리아 대화 중재, 여기에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가 승리한다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의 맹주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레바논 총선에서 사우디의 후원을 받은 세력이 친이란 성향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누르고 승리함에 따라 사우디가 이란에 빼앗겼던 중동 패권을 되찾아올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가 영향력을 회복함에 따라 미 정부의 중동평화 전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바논은 전통적으로 중동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사우디는 1989년 레바논 내전을 끝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후 레바논에서는 친사우디 정권이 들어섰다. 사우디는 레바논 경제 재건에 15억달러를 투자하고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 복구에도 앞장섰다.

하지만 2005년 사우디 왕가와 절친한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되고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은 헤즈볼라가 급부상하면서 레바논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레바논 총선 직후 "성공적 선거를 치렀다"고 축전을 보냈고 사우디 왕가 소유의 현지신문은 "선거 결과는 헤즈볼라를 지원한 이란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적대국가인 시리아와 대화를 추구하는 것도 사우디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 양측 화해를 주선하면서 자연스럽게 주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일 치러지는 이란 대선에서 개혁 성향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이길 경우 사우디는 중동 패권국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영향권 안에 있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도 덩달아 세력이 약해질 수 있는 부대효과도 기대된다. WSJ은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으며 이란의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한 외교관은 "아랍권에서 힘의 공백이 채워지고 있으며 균형 추가 서서히 우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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