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공기총으로 살해ㆍ유기(13일자 8면 보도)한 피의자 이모(48)씨가 교통사고를 낸 뒤 가벼운 상처만 입고 뛰어가던 피해자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다가 이후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공기총으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4일 "사고 현장을 목격한 여고생 3명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 정모(10)군은 당시 머리에 상처를 입었지만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경찰에서 "정군이 건널목 근처에서 승합차 범퍼에 치인 뒤 머리를 감싸 쥐고 울며 일어나 상가 쪽으로 뛰어갔다"며 "그 순간 운전자가 차 밖으로 튀어나와 정군을 차 뒷좌석에 태우고 떠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군이 탔던 차 뒷좌석에서 혈흔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정군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군을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병원측에서 진료마감 시간이라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정군과 함께 병원에서 나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저녁 8시40분께 이씨가 정군과 함께 병원 응급실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 화면을 확보했다. 정군은 당시 이씨의 뒤를 따라서 멀쩡하게 걸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씨가 병원에서 나온 뒤 정군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전남 담양의 한 저수지로 데려가 공기총 6발을 쏴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계곡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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