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캔버스에 유화, 117x89㎝, 프티팔레 소장
그림 속 여인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르누아르의 다른 그림 속 여인들과 너무 다른, 깡마르고 창백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누아르는 이 그림을 그릴 때 "밀랍인형처럼 창백한 모델 때문에 물감이며 붓이며 전부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 그림은 르누아르가 파리 부유층의 초상화 주문을 잇달아 받으며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절,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던 로베르 드 보니에르의 주문으로 그린 그의 부인의 초상화다. 그녀는 당시 유행을 따라 좀 더 창백하게 보이기 위해 작업 전에 찬물에 두 손을 담그기까지 해 르누아르를 화나게 했다.
그러나 르누아르는 여인의 푸른 드레스와 붉은 배경을 멋지게 조화시킴으로써 자신이 불평했던 모델의 얼굴빛을 상쇄시키고도 남는 매력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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