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전 원내대표와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 문제를 두고 한방씩 주고 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홍 전 원내대표였다.
그는 13일 SBS라디오에 출연,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이미 2년 전에 승부가 나 대립구도가 없어졌다"며 "그러면 박 전 대표는 패자의 길로 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패자의 길을 간다면 다음에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길이 있다고 봤다"며 "승부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선 국면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패자는 패자의 길로 가는 것이 다음에 승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패자의 길로 가지 않고 승자에 대해 진정성을 요구하는 처신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쳐야 할 점"이라고 충고했다.
이러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 의원이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쇄신대상 1호는 홍 전 원내대표 같은 당직자"라며 "이런 분들이 다시는 당직과 공직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쇄신의 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홍 전 원내대표가 2005년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혁신안을 마련했음을 거론하며 "혁신안은 손색 없는 선진정치의 교본"이라고 평가한 뒤 "그런데 집권하고 나서 그 규정은 거의 사문화됐으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홍 전 원내대표의 수수방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홍 전 원내대표가 집권 후 혁신안 실현을 주도할 실세 원내대표가 됐음에도 당청 분리는 고사하고 청와대 시녀 노릇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 전 원내대표가) 힘 가진 쪽에 아부하고 힘 없는 쪽에 돌팔매질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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