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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한국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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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한국에 투자하라"

입력
2009.06.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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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각 11일 새벽.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10억달러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뉴욕시장으로부터 전해졌다.

국내 공기업이 해외 공모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금융위기 전인 작년 8월 이후 무려 10개월 만. 무엇보다 북핵 사태, 정국 불안 등 켜켜이 쌓인 악재를 뚫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사실 한수원이 글로벌 공모채 발행에 나설 때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북핵문제로 인한 안보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이어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던 것. 당초 발행하려던 규모(5억달러)보다 무려 16배에 달하는 80억달러의 투자 주문이 쏟아졌고, 결국 발행금액을 10억달러로 증액했다. 그럼에도 금리는 당초 제시한 것보다 0.375%포인트나 낮게 발행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코리아’가 인기 상한가다. 우리 기업이나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의 신용위험도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도 멈출 기세가 아니다. 작년 하반기 국내 은행들이 하루짜리 달러를 빌려 연명하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한국만의 현상이라기보다 국제 금융시장 전반의 해빙 덕이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다.

국민은행이 이 달초 3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도 고무적인 신호다. 시중은행 중 올해 최초로 발행한 무담보 공모채였음에도 불구, 11시간 만에 발행에 성공했고 금리도 당초 목표보다 대폭(0.35%포인트) 낮췄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북한 핵 문제 같은 불확실성에도 한국 기업들의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 지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라진 시선이 확인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달 25일 5년짜리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48%포인트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10일 현재도 1.56%포인트의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작년 10월27일 6.99%포인트까지 치솟았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코리아’의 신용 위험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서도 2월을 제외하고 매달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 과거 북핵 사태에 대한 학습 효과 등이 반영된 변화”라고 평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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