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키 할크방크로 이적한 문성민(198㎝)이 허공에 솟구칠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문성민(17점)은 반 박자 빠른 스파이크와 강한 서브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농락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서브를 때릴 때마다 김호철 감독의 속은 타 들어갔다. "서브는 성민이가 아닌 시형이가 받아야 하는데…." 세대 교체에 성공한 한국 배구의 아킬레스건은 '서브 리시브'였다.
1차전에서 한국에 역전패(2-3)한 아르헨티나는 서브리시브가 약한 문성민을 집중 공략했다. 결국 한국은 14일 수원에서 열린 월드리그 B조 예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3(25-21 21-25 25-19 20-25 12-15)으로 역전패했다.
김 감독은 "공격과 블로킹은 만족한다. 수비에서의 약점을 들킨 게 패인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8년 만에 아르헨티나를 꺾은 데 만족해야만 했다.
한국 배구는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했다. 왼쪽에 문성민 김요한(1점), 오른쪽에 박철우(4점)가 나선 공격진은 크게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주공격수인 문성민과 김요한의 수비가 약하다는 게 문제다.
문성민은 지난해부터 독일리그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서브 리시브를 연습할 기회가 없었다. 김 감독은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기본기를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주공격수 신진식과 이경수가 공수를 모두 갖췄기 때문. 그러나 문성민과 김요한이 나선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 배구의 미래가 문성민과 김요한의 서브 리시브에 달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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