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식품업계에 이른바 계절면 마케팅이 활발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계절면은 일반 라면과는 달리 특정 계절에 판매율이 높은 제품으로, 비빔면, 냉면, 냉라면 등이 대표적이며,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계절면을 찾는 인구도 급속히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계절면 시장규모는 350억원 가량이었으나, 올해는 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마다 다양한 계절면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라면업계를 통틀어 최대의 히트상품은 '농심 신라면'이지만, 계절면만 놓고 본다면 단연 한국야쿠르트의 '팔도비빔면'이 선두다. 1984년 출시된 '팔도비빔면'은 뜨거운 국물에 끓여먹어야 한다는 라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제품. 여름철 집에서 먹던 비빔국수에서 힌트를 얻어, 라면으로 계량한 것이 주효했다. 현재 국내 계절면 시장의 57%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아이템이다. 올 들어서만 2,500만개, 1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연말까지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팔도비빔면'이 뜨겁고 매운 맛으로 고정된 라면의 이미지를 탈피시켰다면, '팔도냉(冷)라면'은 기존 비빔면의 특징에 국물의 시원함까지 더해, 한단계 진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아성에 업계대표 주자인 농심이 손 놓고 있을 리 만무하다. 농심은 지난 해까지 '찰비빔면'으로 계절면시장에서 80억원대의 매출을 얻는 정도에서 그쳤지만 지난 해 5월 '둥지냉면'을 내면서 여름 계절면 시장에서도 수위를 차지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둥지냉면은 농심이 여름철 주력으로 내놓은 만큼, 올 여름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는 '네스팅(Nesting)'공법을 자체 개발, 냉면 그대로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냉장유통으로나 구입할 수 있는 냉면을 일반 라면진열대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장기 보관 및 대량구입이 가능해졌다. 농심은 둥지냉면의 진출로 계절면 시장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둥지냉면은 지난해 110억원 정도의 판매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른 더위에 전년 동기 대비 매월 120%의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다"며 "연 매출목표 250억원을 무난히 달성, 팔도비빔면을 바짝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매출 40억원대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여름 계절면 시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으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삼양식품의 '열무비빔면'은 건더기스프에 건열무김치를 50%이상 함유,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집에서 조리해 먹는 비빔면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 마니아층이 두텁다. 화학조미료(MSG)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웰빙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오뚜기의 '메밀비빔면'은 메밀을 사용하여 면발이 매끄럽고 쫄깃하다는 것이 장점. 사과즙이 11%정도 들어간 새콤한 액상스프를 사용, 비빔국수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강용탁 한국야쿠르트 유통마케팅팀장은 "일찍 찾아오고 늦게 물러가는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여름 계절면의 시장규모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확대를 위한 업계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계절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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