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을 횡단(개화~신논현역, 25.5㎞)하는 지하철9호선 개통이 또 연기됐다. 당초 개통일인 5월 31일에 맞춰 서울시는 시민 5,600명을 초청해 시승행사(8~22일)를 했으나 28일 "신호기 오작동 등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개통을 6월 12일로 연기했다.
이번엔 다시 개통을 이틀 앞두고 "역무화 자동설비에 장애가 발생해 내달 31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민간사업자인 ㈜서울메트로9호선의 자본을 끌어들여 지하철을 건설하면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관리ㆍ조정능력을 더 보완해야 함을 보여준 사례다.
일반인이 시승행사에 참가한 뒤에야 '기술적 결함'을 발견한 것도 그렇지만 또다시 '역무화자동설비 장애'가 발생했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장애가 새로 발견됐다는 운임징수시스템(AFC)은 교통카드를 인식하는 시스템인데, 발견된 '장애'는 지하철 시내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과의 요금 연계에 착오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재개통을 5일 앞두고 이에 대한 점검을 시작했고 3일만에 '운행할 수 없을 정도의 시스템 장애'를 발견했다고 한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9호선 사이에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요금문제도 걱정스럽다. 서울시는 당초 다른 지하철과 같이 기본요금을 900원으로 발표했으나 ㈜서울메트로 측은 계속 1,500원 이상을 요구했고, 결국 '일단 900원으로 개통하고 추후 인상하자'는 쪽으로 봉합됐다.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공공사업을 하면서 개통 직전까지 요금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민자유치 지하철사업을 야심적으로 시행한다면 그에 걸맞은 행정력을 갖춰야 한다.
민간사업자의 불성실한 사업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당연히 서울시의 책임이 더 크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시승식을 서둘러 홍보하고, 한 달 이상 따져보아야 할 자동화설비 점검을 재개통 닷새 전에야 하도록 했다. 일이 꼬이자 ㈜서울메트로는 "예정보다 3개월 이상 개통을 앞당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누구의 잘못이든 이미 예정보다 많이 늦어진 만큼 철저히 점검해 개통 후 문제가 없게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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