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만 해도 비키니는 우리나라에서 용기 있는 소수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비키니가 일상적인 수영복으로 자리잡은 지금은 오히려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지 않은 여성이 더 눈에 띌 정도다.
더 이상 특별하지도 과감하지도 않은 비키니에 싫증이 난 패션 리더를 위해 새로운 수영복 패션이 상륙했다. 바로 '컷아웃 수영복'이라고도 불리는 모노키니(Monokini) 수영복이다.
배와 허리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 듯한 과감한 디자인이 특징인 모노키니는 비키니보다 관능미를 한층 강조한 스타일이다. 형태는 원피스와 비슷하지만 목부터 배꼽 아래까지 깊게 파인 상의는 비키니보다 가슴을 많이 노출해 매우 육감적이다. 하의 또한 허벅지 부분이 깊게 파여 아슬아슬해 보인다.
최초의 모노키니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스트리아 패션 디자이너 루디 게른리히는 1964년에 상의가 없는 모노키니를 발표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가 내놓은 모노키니는 허리 위까지 올라오는 하의를 목 뒤에 묶은 끈으로 연결해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는 형태였다. 지나친 노출로 당시 여러 해변에서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모노키니는 수년 전부터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사랑을 받으며 수많은 파파라치 사진에 등장하고 있다. 과감한 섹시룩을 표방하는 패리스 힐튼이 대표적인 모노키니 애호가다. 힐튼이 X자형 금색 모노키니에 뜨개로 만든 치마를 덧입은 모습과 배 부분이 망사 뜨개로 장식된 검은 색 모노키니를 입은 모습 등이 공개되면서 모노키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증폭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섹시 가수 이효리가 지난해 발표한 3집 앨범의 화보에서 흰색 모노키니에 청바지를 덧입은 모습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연기자 한예슬도 검은 색 망사 모노키니를 입고 나와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연예인 화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모노키니는 올해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대거 출시되는 등 대중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없이 아찔한 모노키니, 어떻게 입으면 예쁠까.
■ 기본은 검은 색 수영복에 골드 액세서리
발랄한 원색이 대세인 비키니와 달리 모노키니는 세련된 느낌이 드는 검은 색도 인기다. 단순한 검은 색 원피스에 금색 장식이 달린 제품이 많이 나와 있으며 하얀 색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도 있다. 검은 색 바탕에 흰 색이 들어가는 수영복을 입을 때는 흰 색 테두리의 선글라스를 함께 쓰면 어울린다.
검은 색 수영복에는 금색 장신구를 함께 하면 멋스럽다. 팔찌는 장식이 달리지 않은 두꺼운 뱅글을 겹쳐 끼면 예쁘다. 목걸이는 조그만 장식이 여러 개 달린 긴 목걸이를 두 겹, 세 겹으로 겹쳐 거는 스타일을 고르자.
액세서리를 하나만 걸치고 싶다면 손톱보다 큰 반지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눈에는 풍성한 금색 아이섀도우를 발라준다. 수영을 하지 않을 때 걸칠 옷이 필요하다면 검은 수영복이 살짝 비치는 넉넉한 크기의 흰색 와이셔츠를 걸쳐주자.
■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면 X자형 모노키니를
가슴선이 배꼽까지 파진 X자형 모노키니는 초절정 과감함을 자랑한다. 배나 가슴에 링 장식이 있는 제품도 있으며 목부터 배꼽까지가 완전히 노출돼 가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때문에 웬만한 글래머가 아니라면 시도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옥션의 강봉진 여성의류 총괄팀장은 "X자형 수영복은 실제보다 더 통통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라 날씬하면서도 볼륨 있는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T자형은 몸통에 살이 없는 체형에 어울리며 비키니 형태의 컵이 있어 가슴에 볼륨이 없어도 다소 보완이 가능하다. 키 큰 여성에게만 추천한다. 단색도 좋지만 물방울무늬, 자연무늬, 줄무늬 등 문양이 들어간 것도 멋스럽다.
T자형을 선택하되 좀 더 과감함을 원한다면 망사 모양의 니트가 배 부분에 달린 디자인이나 호피 무늬가 들어간 것을 입으면 된다. 반대로 너무 심한 노출이 싫다면 허리 부분이 최소한으로 잘린 것을 고르자.
비키니 스타일 상하의를 허리의 한쪽 부분으로만 동그랗게 연결한 C자형은 시선을 끌면서도 야한 느낌을 덜 주는 스타일이다. 분홍색이나 구슬 장식이 달린 것을 입으면 귀여운 느낌이 든다. 다만 복부에 시선이 집중되니 배가 나온 사람은 삼가자.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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