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수를 적극 검토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1일 "아직 인수 여부를 확정하진 않았으나 관심을 갖고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인수할 경우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신세계 강남점과 상권 장악을 둘러싼 일대 혈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직선 거리로 2㎞ 이내에 있는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에도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이 일대 상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4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부지 면적만 총 15만1,161㎡에 이르는 강남 최대 복합쇼핑몰 부지다. 관할 구청인 서초구가 낡은 터미널 시설을 재건축해 서울 최대의 교통ㆍ상업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 최근 백화점 위주에서 복합쇼핑몰로 사업방향을 틀고있는 현대백화점이 신세계로 넘어간 '강남 맹주'의 위치를 되찾을 수 있는 최적지로 이 부지를 주목하는 이유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현대백화점간 지분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호는 2004년 5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도심공항터미널 지분 25%(310억원)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했다. 현대는 이를 계기로 도심공항터미널 2대주주로 부상했으며, 이후 여행업과 지하상가 운영 등의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으로 지분 38.74%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진이 2대 주주로 16.6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주주로는 천일고속(15.74%), 한일고속(11.11%), 동부건설(6.17%) 등이 있다.
한편 신세계는 "버스터미널 부지 검토는 1년전부터 있었지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인수전 참여를 부인했다. 롯데도 "롯데칠성 부지 개발이 우선"이라고 발을 뺐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