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몸과 마음/ 아이아프면 묻지마 응급실행? 적절한 조치로 '엄마의사' 되세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 아이아프면 묻지마 응급실행? 적절한 조치로 '엄마의사' 되세요

입력
2009.06.10 23:50
0 0

며칠 전 30대 초반인 K씨 부부는 한밤중에 갑자기 열이 오른 8개월 된 딸아이 때문에 난생 처음 응급실 구경을 했다. 육아 경험이 없는 부모는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급한 마음에 응급실부터 달려간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수두와 수족구병 같은 전염병이 돌면서 새내기 부모들의 '묻지마'식 응급실 행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응급실로 가야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은 극소수다. 무작정 응급실을 찾기보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게 아이를 위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 열날 때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 25%는 그 원인을 알 수 없으며 대부분은 저절로 낫는다. 열이 나는 원인의 대부분은 호흡기 감염, 요로 감염, 중이염 등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때문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서 나는 일상적인 미열과 고열을 구별하지 못한다. 겨드랑이 밑을 체온계로 재 38.5도 이상이면 고열에 해당하므로 경과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어린 아이일수록 주위 온도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열이 난다 싶으면 집안의 온도를 22도 정도로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고, 옷은 가볍게 한 겹 정도만 입힌다. 만약 아이가 지나치게 몸을 떤다면 한 겹 정도 이불만 덮어준다. 해열제는 2세 이하의 아이라면 반드시 의사 진찰을 받은 뒤 먹여야 한다.

또 열이 많이 나면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과 약국에서 산 종합감기약을 한꺼번에 먹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과량 투여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이 밖에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는 것도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해열제를 복용한 뒤 30분 이상이 지났는데도 열로 인해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40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구토 등으로 약을 먹을 수 없을 때 도움이 된다.

◆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

1. 3개월 이하의 아기가 열이 날 때

2. 6개월 이전의 아기 체온이 38.1도를 넘을 때

3. 6개월 이후의 아기 체온이 39.7도를 넘을 때

4. 열이 나면서 의식이 몽롱하거나 머리가 심하게 아플 때

5. 열이 나면서 경련을 일으킬 때

■ 배 아플 때

복통은 대부분 스스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함부로 약을 먹여서는 안 된다. 복통이 지속되면 제일 먼저 아이를 뉘고 편한 자세로 쉬게 한다.

따뜻한 수건이나 팩을 20분 가량 배에 얹어 두거나 따뜻한 손으로 배를 문질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의사 지시 없이 지사제나 진통제를 함부로 먹이거나 관장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

1. 12개월 이전의 아기가 복통을 호소할 때

2. 3시간 이상 복통을 호소할 때

3. 배가 아프다며 초록색을 띤 노란물을 토할 때

4. 배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아플 때

5. 사타구니나 고환 부근, 오른쪽 아랫배가 아플 때

■ 경기할 때

갑자기 아이의 팔다리가 뻣뻣해지고 눈이 돌아가며 팔다리가 규칙적으로 수축하며 떨거나 흔들리는 등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우선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고 혀를 깨물지 않도록 주의하며 경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찰한다.

열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손끝이나 발끝부터 열을 떨어뜨려야 한다. 우황청심환이나 기응환 등의 약물을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기도로 흡입될 수 있으므로 경련이 지속되면 얼른 응급실로 달려가야 한다.

■ 이물질을 먹었을 때

아이가 이물질이나 유독성 물질을 삼켰으면 그 물질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변기 청소제, 양잿물, 식기 세척제, 표백제 등의 유독 물질을 먹었을 때에는 구토를 시켜 이물질이 흡수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벤젠, 시너, 살충제, 빙초산, 수은, 매니큐어, 염색약, 퍼머액, 양잿물 등은 식도에 화상을 한 번 더 입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우유를 마시게 해 혈액 속 흡수를 늦춰야 한다. 또 나프탈렌이나 간장을 먹은 경우에 우유를 먹이면 위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물이나 소금물을 먹이는 것이 좋다.

◆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

1. 삼킨 이물질 때문에 호흡이 막혔을 때

2. 세제를 삼켰을 때

3. 연료(가솔린, 벤젠, 석유 등)를 삼켰을 때

4. 어른이 먹는 약을 삼켰을 때

■ 토할 때

신생아는 위와 식도가 연결되는 부위가 어른과 달라 우유를 먹고 곧잘 토한다. 너무 자주 토한다 싶으면 1회 수유량을 줄이고 트림에 신경을 쓰며, 수유 후 30분 정도 세운 상태로 안아준다.

◆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

1. 원인을 모르는 구토와 함께 심한 두통을 호소할 때

2. 토사물이 분수처럼 쏟아질 때

3. 최근 72시간 내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을 때

4. 토사물에 피가 섞여 나올 때

5. 토사물에 초록색을 띤 노란물이 섞?나올 때

6. 구토로 인한 심한 탈수 증상이 생길 때

●도움말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 서울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대 교수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