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생산성 향상 기술이 필요합니다."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인력감축 등 투입 요소를 줄이는 방법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생산성향상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노동 생산성은 미국의 57.3%(2007년)에 불과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서도 22~23위 수준에 머무는 등 최하위 수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낮은 생산성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돼 왔다.
최 회장은 "노동자들은 생산성이 향상되면 기업이 직원 수를 줄일 것을 우려하고 있고, 기업도 생산성이 오르면 임금도 올려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생산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편견과 오해는 소통과 대화 부족에서 비롯되는 법. 최 회장은 "답은 인간존중과 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노사간 신뢰가 구축될 수 있고, 그 속에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생산성 향상은 다시 고용증대로 이어져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며 "구조조정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인간존중과 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을 타고 있다는 최 회장은 파업과 해고로 정면 충돌하고 있는 쌍용차 사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한마디 덧붙였다."대화의 부재가 파국을 불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근로자를 하나의 부품으로 여겼던 탓이죠. 인간존중이라는 만사의 기본이 부족했던 겁니다."
최 회장은 생산성 향상과 이를 고용유지ㆍ증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노사 불신의 시대'와 이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노조의 작은 양보가 필요합니다. 우리 노조의 요구는 대개 거창합니다. 높은 수준의 안을 먼저 제시하고 거기서 조금 양보하는 형식으로 협상을 하죠. 사측도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하게 되는 겁니다."노조는 소박하고 적정한 수준의 요구를 하고, 기업은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켜야 신뢰가 싹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선진화'를 명분으로 이뤄지는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정리해고 등에 대해 "내일의 희망이 있다면 기업은 지금 잠깐 힘들어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별의 정리해고 대신 '회복시 재고용'처럼 고용관계를 느슨하게 해서라도 오갈 데 없는 근로자를 보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신뢰에 꽃을 피우게 하는 인간존중이라는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연간 1,500여개의 교육을 통해 15만여명의 기업과 정부, 지자체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생산성 향상 운동 모델 보급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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