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스케치북이 프랑스 파리 도심 마레지구에 위치한 국립 피카소 박물관에서 도난당했다고 AFP통신이 9일 밝혔다. 피카소가 1917~24년 사이 크레용으로 그린 드로잉 33점이 담겨 있는 이 스케치북의 가치는 800만유로(약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박물관 건물이 17세기에 지어진 저택으로 보안이 허술했다며, 현재까지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박물관에는 피카소의 회화 250여점과 조각 160여점, 드로잉 1,500여점이 소장돼 있다. 박물관은 개ㆍ보수를 위해 몇 달 후에 2년 가량 장기 휴관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난 사실은 박물관 정기 휴관일인 9일 박물관 직원에 의해 처음 확인됐는데, 이날 일부 관람객들이 별도로 초대됐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박물관에는 프랑스 현대 미술가 다니엘 뷔렝의 대형 거울 작품들이 곳곳에 매달려 있어 범인들이 감시 카메라를 피하기 쉬운 상황이었다.
미술품 도난 전문 경찰은 AFP에 "스케치북이 담겨있던 유리함은 특수장비가 없으면 열수 없다"며 "미술품 전문가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또 "도난 작품들은 미술품 암시장에서 수백만 유로 가격에 쉽게 팔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카소의 작품들은 인기가 높아 미술품 도둑의 표적이 돼 왔다. 2007년 2월 파리에 거주하는 피카소 손녀의 집에서 5,000만 유로 상당의 회화 2점이 도난 당하는 등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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