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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꿈틀… 유가 70弗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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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꿈틀… 유가 70弗 돌파

입력
2009.06.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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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대부분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급등세가 진짜 수요에 의한 것인지, 차익을 노린 '머니게임'의 결과인지를 놓고 논란도 치열하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원유를 필두로 금ㆍ은ㆍ동 등 광물과 옥수수, 콩 등 곡물에 이르기까지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영향이 큰 원유의 경우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ㆍ70.01달러)가 7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북해산브렌트유(69.62달러), 두바이유(69.24달러) 역시 70달러 선에 육박했다. 이는 연초 대비 60% 안팎의 상승률이며 2월 저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기본적으로 최근의 달러 약세를 배경에 깔고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금 대신 상품'쪽으로 투자심리가 옮겨가는 탓이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달러가치와 상품가격은 늘 반비례 관계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요에 대한 기대와 머니게임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선진국들의 원유 수요는 여전히 감소세다. 한마디로 '실수요'는 아직 없는 셈. 하지만 조만간 경기가 회복되면 각종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미래의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사재기' 움직임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호에서 "올 들어 중국이 원유, 금, 동, 철광석 등 비축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이는 금융자산에 쏠려있는 국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막대하게 풀린 글로벌 유동성을 토대로 투자자금도 원자재에 몰리고 있다. 유가 상승을 점치고 투자하는 원유 상장지수펀드에는 올 1~4월에만 지난해 전체보다 2.2배나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분석부장은 "수년 전부터 원유도 투자대상으로 인식되면서 기존 헤지펀드 같은 투기세력뿐 아니라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의 시장참여도 늘고 있어 최근 움직임을 단순히 투기세력의 단타 머니게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단기적으론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요인이 더 많다는 얘기다. 오 부장은 "막대한 유동성과 달러 약세, 글로벌 인플레 가능성에 공급 차질 등이 겹치면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 폭등세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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