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아이폰'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컴퓨터업체 애플이 만든 기존 아이폰은 획기적인 디자인과 저장된 동영상 파일 등을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듯 화면을 뒤적이며 찾을 수 있는 기능으로 단숨에 시장의 주목을 끈 휴대폰이다.
애플은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기존 아이폰의 기능을 개선한 신형 3세대 휴대폰 '아이폰 3GS'(사진)를 공개했다. 신형 아이폰은 구형과 겉 모습이 같지만 기능은 크게 달라졌다. 우선 각종 자료 처리 속도가 2, 3배 빨라졌고 300만 화소 자동초점 카메라, 동영상 촬영 및 편집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주변기기와의 연결 기능은 단연 돋보인다. 신형 아이폰에 근거리 무선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추가돼 무선 인터넷을 거치지 않고 기기와 기기 간 직접 자료를 주고 받는 게 가능해졌다. 같은 아이폰끼리는 물론이고 음악 및 동영상 재생기인 '아이팟'과 가정용 게임기, 의료기기 등과도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애플은 WWDC에서 당뇨환자의 혈당 측정기를 아이폰에 연결해 혈당 측정치를 병원에 전송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기능은 향상된 반면 가격은 내려갔다. 저장장치 용량이 16GB 제품은 199달러, 32GB 제품은 299달러로 정해졌다. 8GB 용량의 기존 아이폰은 199달러에서 99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국내 출시는 어렵게 됐다. 현재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위해 애플과 협상 중인 KT 관계자는 "이번 출시 지역에는 제외됐지만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연내 신형 아이폰을 국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도입이 늦어지는 것은 애플이 제시한 조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애플은 일정 수량의 물량 보장과 가입자 1인당 이용료의 분배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애플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와 이통사의 서비스 연동 및 판매 가격도 걸림돌이다. KT 관계자는 "애플 측이 공표된 판매가격보다 싸게 팔기를 원하지만, 보조금을 써야 하는 문제여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 측은 아이폰을 다른 이통사와 비교 우위에 서기 위한 킬러폰으로 보고 도입에 적극적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다른 휴대폰보다 사양과 성능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며 "특히 앱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휴대폰용 소프트웨어가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T는 최대한 아이폰 도입을 서두르는 한편, 이에 맞는 무선 인터넷 정액 요금제를 만들어 함께 내놓을 방침이다.
이번에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3GS는 19일부터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지에서 우선 선보인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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