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말과 호흡하는 승마를 제외한 스포츠에서 동물은 '불청객'이다. 경기 출전을 허락 받지 않고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는 동물들은 본의 아니게 '변'을 당해 선수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방해자'가 되기도 한다. 스포츠 경기 중 발생한 '동물의 그라운드 습격사건'을 9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미러> 가 정리했다. 미러>
포뮬러1(F1)은 세계에서 가장 스피디한 스포츠다. 시속 300㎞를 웃도는 자동차가 달리는 트랙에 동물이 출현한다면 어떨까. 사고가 불 보듯 예상된다. 지난해 5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5라운드 레이스 도중 길 잃은 개가 서키트에 나타났다.
쌩쌩 지나가는 머신에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던 개는 결국 브루노 세나(브라질)의 머신과 부딪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나 역시 레이스를 멈춰야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지난달 벨기에에서 열린 사이클대회에서는 고양이가 출현했다. 고양이가 도로에 뛰어들자 앞서 달리던 라이더는 간신히 피했다. 하지만 무서움도 없이 계속해서 머뭇거리던 고양이는 결국 벤 헤르만스(벨기에)의 뒷바퀴에 걸렸다. '공포'를 느낀 고양이는 부리나케 도로를 벗어나며 내뺐다.
자유롭게 공중을 나는 새들도 호기심이 많거나 방심한다면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주로 실외에서 열리는 구기종목에서 '새들의 참사'가 목격된다. 요크셔의 자크 루돌프(남아프리카공화국)는 지난달 랭커셔와 크리켓 경기 도중 홈 송구를 위해 공을 던지다 무심코 위를 지나가던 비둘기를 맞춰 숨지게 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다.
지난 2002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 남자 복식 경기 중에는 마이클 르로드라(프랑스)가 강력한 포핸드를 구사하다가 유유히 날던 참새를 강타했다.
상대 선수는 참새 곁으로 다가가 잠시나마 새의 주검을 애도하는 의식을 치렀다. 또 메이저리그의 강속구 투수 랜디 존슨(샌프란시스코)은 2001년 애리조나 시절 스프링캠프 때 150㎞가 웃도는 강속구로 비둘기를 맞혀 즉사하게 만든 '비둘기살해범'으로 유명하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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