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절차를 마무리함에 따라 북미간 석방 교섭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두 여기자에겐 '조선민족 적대죄'와 '비법 국경출입죄'가 적용돼 12년의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 미 정부는 중형 선고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혀 다각도로 교섭을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두 여기자의 석방 교섭은 잘만 하면 전화위복이 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2차 핵실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미국 주도로 추진되면서 북미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미 정부 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특사 파견이 성사된다면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두 여기자 석방은 인도적 문제로, 핵 실험에 대한 제재 등 정치적 사안과 분명히 다르다. 미 정부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성의를 보여 이른 시일 내에 이들을 풀어준다면 새 국면 조성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이 탈북자와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에 쐐기를 박기 위해 두 여기자 문제를 활용할 의도라면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진다. 이 경우 유엔안보리의 추가적 대북제재 결의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겹치게 돼 북한은 최악의 고립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다. 북한은 무엇이 득인지를 냉정히 판단하고, 두 여기자가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가게 해야 한다.
장기 억류 중인 개성공단 내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 여기자들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나마 영사접촉을 허용하고 미국의 가족들과 전화통화까지 하도록 했으면서 유씨에 대해서는 두 달이 훨씬 넘게 접견조차 막고 있다. 어제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하나가 잇단 주문 취소와 직원 신변안전을 이유로 자진 철수를 신고했다. 유씨 억류사태의 직접적 여파다. 북측은 개성공단을 유지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11일로 예정된 2차 개성접촉에서 유씨 문제를 반드시 매듭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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