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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뮤지컬 '바람의 나라' 출연 고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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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뮤지컬 '바람의 나라' 출연 고영빈

입력
2009.06.0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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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해의 절반을 보내고 있는 시점이지만 뮤지컬 배우 고영빈(36)에게 '바람의 나라'(10~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는 올들어 처음 선택한 작품이다. 출연 제안이 없어서도, 오디션에서 탈락해서도 아니다. 일본 극단 시키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2006년부터 쉴 틈 없이 달려 온 그에게는 쉼이 우선이었다.

"2월에 연극 '클로져'를 끝낸 후 몸을 추슬러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 6개월에서 1년은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자 마음 먹었죠. 지난 3년간 앞만 보고 달리면서 아주 작은 계획조차 세울 수 없을 만큼 머릿속이 복잡했거든요. 본래 조급한 성격도 아닌데…."

그런 그의 휴식기는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바람의 나라' 때문이다. 김진 원작의 동명 만화를 이지나 연출로 무대로 옮긴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3대 왕이자 주몽의 손자인 무휼(대무신왕)과 그의 아들 호동왕자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뮤지컬이다.

그는 2006, 2007년에 이어 이번에도 무휼 역을 맡았다. "2004, 2005년을 일본에서 보내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제가 설 무대가 하나도 없을 줄 알았어요. 2006년 '바람의 나라' 초연은 제가 팬들의 사랑 속에 한국 무대에 컴백할 수 있게 해준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죠."

물론 줄거리를 일일이 설명하는 기존 뮤지컬 화법을 버리고 움직임과 이미지에 초점을 맞춰 독립적인 만화 장면을 연결하듯 구성한 이 공연이 배우로서 쉬운 도전은 아니다. 대사보다 미세한 몸짓과 시선으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그에게 그 흔한 솔로곡 한 곡도 없다.

하지만 더 큰 박수와 칭찬을 구하는 마음을 버린 그에게 이번 공연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같은 역을 계속 맡아 지겨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연의 여백을 채우는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있어요. 2007년만 해도 초연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극중 인물의 위용이 배우인 제 자신보다 작아졌다는 후회가 들기도 했었죠. 그런데 이번 공연은 2006년과 표면적으로는 같은데도 연륜이 쌓인 덕분인지 손동작 하나에도 더 큰 무게감이 실릴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움직임이 중요한 '바람의 나라'의 주인공을 거듭 맡으면서 그의 연기철학에도 변화가 왔다. 그는 앞으로 관객에게 상상의 공간이 되는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주목 받는 게 좋아 배우가 됐고 운 좋게 꾸준히 좋은 작품에 출연해 왔지만 이제는 연기하는 이유를 정립해야 할 때가 된 듯해요. 현란한 무대 기술보다 배우들의 몸과 땀이 주가 된 창의력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우선이겠죠." 공연 문의 (02)501-7888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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