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자동차 1호인 '포니1'이 박물관에 입성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강원 영월군 주천면에 거주하는 윤대진(72)씨에게서 1978년식 '포니1 픽업'을 구입, 현재 조성 중인 박물관 야외전시장 근ㆍ현대거리에 7월 말부터 전시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포니1은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 자동차로, 한국 현대사의 획기적 상품으로 꼽힌다.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어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경제 발전의 주축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1975년 12월부터 포니1을 생산해 1976년 2월 시장에 내놓았으며, 포니2가 시판되기 전인 1982년까지 29만7,903대를 생산했다. 형태에 따라 세단, 쿠페, 왜곤, 픽업의 4종류가 생산됐는데, 이번에 박물관이 구입한 것은 별도의 짐칸이 있는 픽업형이다.
소장자 윤씨는 1978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직접 이 차량을 구입한 이래 지금까지 31년간 보유해왔다. 윤씨는 최근에도 서울에 사는 자식들에게 쌀 등을 실어다주는 데 포니1을 사용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특히 발전기와 후시경 등 일부 부속품만 교체했을 뿐 차량이 구입 당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포니1의 박물관 입성은 또 대부분의 문화재가 매매업자를 통해 구입되는 데 비해 사용자로부터 직접 구입했기 때문에 출처와 맥락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윤씨는 이 자동차를 구입한 내역을 기록한 가계부는 물론, 구입 당시의 자동차 취급설명서와 신문 광고까지도 보관하고 있어 자료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포니1이 반드시 구비해야 할 근현대사 물품이라는 판단 아래 2년 전부터 구입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이 고철로 변해 사라진데다 간혹 있더라도 많은 수리가 이뤄져 '원형'이라고 평가하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아직 포니1이 운행되고 있다는 중동이나 중남미 지역에서 역수입을 하는 방법까지 고려해왔다.
그러다 박물관이 포니1을 찾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본 윤씨의 딸이 박물관으로 연락을 해오면서 소장자와 연락이 닿았고, 현장 조사를 벌인 끝에 구입이 성사된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의 기 량 학예연구관은 "세단 형태가 아닌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소장자가 직접 구입해서 지금까지 소유하면서 원형 그대로를 온전히 간직한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외에도 경술국치 관련 자료인 기념장과 엽서, 한국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 전경이 들어있는 크리스마스 카드, 평화시장 상표가 부착된 60년대 복식, 서울올림픽 자료 등도 함께 공개 구입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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