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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별의별 검정 시험 다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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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별의별 검정 시험 다있네

입력
2009.06.0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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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메(애니메이션) 검정(檢定)' '날씨 검정' '경마력(競馬力) 검정' '아나운서 검정'. 일본에서 수도 없이 생겨나고 있는 민간 검정시험 이름이다.

일본에서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검정시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민간 검정시험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계기는 고이즈미(小泉) 정부의 민영화정책 이후 국가 시험이 더 늘지 않으면서부터다. 이후 한자나 영어 실력 등 어학 능력 평가 시험이 주류였던 검정 시험에 동호인을 대상으로 하는 취미 검정이나 지역 홍보를 목적으로 한 역사ㆍ문화 시험이 크게 늘고 있다.

취미 검정은 만화, 아니메, 지도, 열차, 록음악 등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시험. 7월에 도쿄(東京) 등 7개 지역에서 제2회 시험을 실시하는 '삼국지 검정'은 삼국지 실력을 평가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 12월 첫 시험에서 3,000명이 응시한 이 시험은 모두 4단계로 입문자급은 '적벽의 유적은 현재의 성으로 말하면 어디인가'를 묻고 4지 선택하는 간단한 수준이지만 1급은 '제갈량과 노숙의 전략에 대해 유교와 한(漢)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대비해 가면서 논하시오'는 준전문가급 논술형 시험이다.

취미형 검정 시험은 검정료나 문제집, 시험대비 서적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상업 목적이 대부분이다. 단명하지 않으려면 마니아 인구를 넓히고 공신력을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출판사나 주요 신문사를 공동 주최자나 후원자로 참여시키기도 한다.

지방에서 앞다퉈 도입하는 지역 검정은 지방의 역사와 문화, 관광명소를 널리 알리려는 홍보 목적이 강하다. 일본의 관광명소인 교토(京都)의 상공회의소에서 2004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교토검정'은 매회 응시자가 수만 명을 넘는다. 시험 초기에는 교토와 주변 오사카(大阪) 등의 응시자가 대부분이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다른 지역 출신자들의 응시율이 높아지고 있다. '에도(江戶)문화역사검정' '도쿄 시티가이드 검정' '후지(富士)산 검정' 등 이런 지역 검정은 벌써 수십 개를 넘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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