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보 신문 간의 비방에 가까운 공방이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의 극단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딱 걸렸어 보도'로도 불리는 가차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를 공격하기 위해 그 사람의 발언이나 단체의 활동을 입맛대로 거두절미해 보도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언론학자들은 "정파적 관점에 얽매인 보수, 진보 신문의 이전투구는 언론 자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보수, 진보 신문의 행태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언론의 직업윤리와 동종 업종 간의 금도를 넘어선 옐로우 저널리즘이라는 날선 비판도 나온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 공방은 그 단적인 예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너희들이 죽였다'와 '너희는 잘 한 것 있냐' 식의 보도는 저급한 공방"이라며 "언론사들이 분열의 정치 싸움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파성에 기반한 신문 보도는 신문의 신뢰도 하락의 주범이라는 지적과 함께, 신문사 간의 이전투구는 신뢰도 추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언론재단이 지난해 9월 조사해 발표한 '언론 수용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매체별로 똑 같은 내용을 보도했을 때 신문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1990년까지만 하더라도 50%를 넘던 신문에 대한 신뢰도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 2000년대 들어서는 급전직하로 추락했다.
반면 TV 보도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늘어나, 지난해의 경우 신문의 4배에 가까운 60.7%로 조사됐다. 신문의 신뢰도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20%)보다도 뒤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다.
표에서 보듯이 특히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 이후 정파적 보도가 두드러지면서 신문의 신뢰도가 방송에 역전되고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론학계에서는 보수, 진보 신문의 제 살 깎아 먹기식 상호비방 행태에 대해 "제자들 볼 면목이 없다"는 한탄에서 "국민들 보기 참 민망할 정도"라는 힐난까지 나오고 있다.
황상재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당파적으로 치우친 언론보도는 언론사는 물론이고 국가 전체의 이익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며 "이런 보도 행태는 공멸의 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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