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브랜드 3인방 펄펄 날아
노장의 화려한 귀환. ㈜애경(대표 최창활)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총 매출액 873억원에 영업이익만 113억원에 달했다. 최대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애경이 자랑하는 노장브랜드 3인방 '트리오', '스파크', '2080'이다. 이 3개 브랜드는 올 1분기에 372억원의 매출을 기록, 애경 생활용품 매출의 절반 가까이인 42.6%를 점했다. 애경 관계자는 "불황에는 소비자가 익숙하고 신뢰감이 있는 장수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마케팅 이론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애경의 주방세제 트리오는 1966년 출시된 대한민국 최초의 주방세제. 노후화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난해 9월 서브브랜드로 '트리오 곡물설거지'를 출시한 이래, 국내 주방세제 시장에 '저가 마일드 제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트리오 곡물설거지는 출시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3.3%를 기록, 성공적인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였다. 통상 생활용품에서 신제품의 성공적 출시 기준은 시장점유율 3% 선이다.
스파크도 대표 세탁세제로 군림하고 있다. 스파크는 지난 3월 말 현재 시장점유율 19%로, 22년 역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세탁세정부문 1위에 등극했다. 경쟁브랜드인 '테크'(16.5%), '비트'(15.9%), '슈퍼타이'(12.5%), '파워크린'(10.7%) 등이 뒤를 이었다.
스파크의 호조는 지난 1월 액체 세제인 '스파크 미네랄' 출시로 한껏 탄력을 받았다. 최근 몇 년 새 형성된 액체세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스파크 미네랄이 출시 3개월 만에 경쟁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성장세를 가속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치약으로 불리는 2080도 출시 10년을 맞아 지난해 말 한방 처방을 더한 '2080 청은차'로 리뉴얼 제품을 내면서 출시 2개월 만에 점유율 3%를 달성하는 등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2080은 중국 광저우시 화맥하달무역유한공사(GUANGZHOU HEMAIHEDA TRADING CO.,LTD)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4년까지 1,300만달러(약 170억원) 규모의 치약과 칫솔을 공급하는 계약을 성공시켰다. 애경은 이번 계약으로 2080의 치약, 칫솔, 구강청정제, 치실 등 구강케어 전 품목이 중국에 본격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외에도 애경 유통부문이 올해 구 삼성플라자 분당점과 애경백화점 등의 BI(Brand Identity)를 'AK플라자'로 통합하고 해외 럭셔리브랜드를 다수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1~5월 매출을 지난해 동기 대비 15%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AK플라자 수원점에 명품관이 새로 들어섰고, 분당점에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티파니 등 50여개 해외 럭셔리브랜드와 20여개 수입 브릿지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분당, 파주 일대 명품족을 사로잡았다.
또 지난 3월 삼성몰에서 BI를 변경한 'AK몰(www.akmall.com)'은 온라인몰의 특성상 도매인 변경이 매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5월 50.6%의 폭발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1월(39.2%), 2월(34.4%)에 비해 오히려 3월(89.1%), 4월(59.1%)의 신장률이 더 높은 데다 신규 가입자 수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0%나 치솟았다. 특히 AK플라자 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관은 87% 신장률을 보이며 백화점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크게 높이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생활용품과 새롭게 단장한 유통부문의 혁신이 불황기에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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