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서 녹색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를 극복할 차세대 먹거리로 녹색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에너지와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녹색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 최근 들어서는 전혀 관련 없던 대기업들도 경쟁에 참가하면서 시장이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정도다.
이 같은 녹색산업 붐은 건축, 정보기술(IT), 가전 등 기존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바로 '에너지 혁신'. 각 분야별로 녹색성장 시대에 어떤 아이템이 각광 받을 것인지 알아본다.
친환경 건축
녹색성장 시대에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건축이 각광 받을 전망이다. 우선, 빌딩 에너지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명 시스템의 개선이 있다. 이와 관련한 유망 분야가 친환경 조명인 발광다이오드(LED)다. LED 조명은 공급전력의 90%를 빛으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10%밖에 변환할 수 없는 백열전구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고, 수명도 10배 이상 길다. 또한 수은 오염에 대한 걱정도 없다.
LED 조명은 단지 에너지절감 뿐 아니라 도시 빌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서울 명동 한 복판에 유기농 야채를 대량 생산하는 농산물 공장을 세울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에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채소를 LED 조명을 통해 재배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며, 일본에서는 태양광이 닿지 않는 도쿄 도심의 지하에서 LED 조명을 통해 꽃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이 최근 문을 열었다.
그밖에 열 보존율이 높은 창문이나 유리단열을 위한 특수 코팅제 등 건축자재 부문,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부문, 빌딩에너지 관리시스템 등도 친환경 건설과 관련해 각광 받는 분야다.
그린 IT
IT가 탄소배출과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IT기기의 생산, 사용, 폐기 과정에서 유해물질 유출 및 온실가스 배출로 다양한 환경문제가 유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기ㆍ전자 제품의 재활용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유해 화학물질 제한 등 그린 IT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 일본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네티즌들이 웹으로 검색을 실시하면 데이터센터나 PC, 라우터 등의 사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100만회를 검색할 경우 약 400㎏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하버드대 물리학자 알렉스 위스너그로스 박사도 구글로 2회 검색하면 서버가동을 통해 약 14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커피포트로 커피 한잔 분의 물을 끓일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저마다 태양광으로 서버를 가동하거나 지능형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그린 IT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그린IT 기술은 기업 내 에너지 절감 뿐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IBM은 '더 똑똑한 지구'(Smarter Planet) 사업을 통해, 배기가스 감소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구축 등 각종 녹색 IT사업을 스웨덴, 싱
가포르 등에서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녹색가전
가전부문에서는 기존의 고효율 가전 개발을 넘어 폐열을 활용하거나 주변 에너지원을 발굴하는 것이 추세다. 즉, 플러그를 통해 중앙에서 공급되는 전기로 가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진동, 태양전지 등을 활용해 가전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될 거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지하에 묻어둔 관을 통해 일년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땅 속의 열을 땅 위로 끌어 올리는 '지열펌프'가 있다. 이 열 펌프에 공기청정기, 습도조절기 등의 기능을 연결해 집안의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하는 복합 기기도 이미 등장하고 있다. 또 전력소모량이 적은 리모컨의 경우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압력으로 전기를 발생시켜 배터리가 필요 없는 제품이나 태양열로 충전되는 휴대폰 등도 곧 시중에 등장할 전망이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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