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3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코리안 돌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박세리 키즈'인 김인경(21ㆍ하나금융)이 우상 박세리(32)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김인경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크리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박세리(16언더파)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10월 롱스드럭스 챌린지 우승에 이어 LPGA투어 개인 통산 2승째다.
또 올 시즌 한국낭자군은 신지애(HSBC위민스챔피언스)와 오지영(사이베이스클래식)에 이어 김인경의 우승으로 3승을 거뒀다. 이들 우승자는 모두 1998년 박세리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박세리 키즈다.
10년 사이 LPGA투어에서 박세리 후예들이 대세를 이루며 한국골프의 매서운 맛을 이어 가고 있는 것.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박세리 키즈의 우승 합작은 '14'로 늘었고, 통산 24승을 기록한 박세리는 2007년 제이미파오웬스코닝클래식 우승이후 2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박세리도 모처럼 힘을 냈지만 김인경에 1타 뒤진 16언더파 272타로 2위를 차지한 뒤 후배의 어깨를 두드리며 우승을 축하해 줬다. 한희원(31ㆍ휠라코리아)과 이지영(24)도 15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르며 한국돌풍에 가세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김인경은 전반에 3타를 줄인 뒤 후반에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 우승상금 25만5,000달러를 받았다.
■ 개성파 골프여왕
김인경은 역시 '개성파 골프여왕' 다웠다. LPGA투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은 때로는 무모하면서도 당돌하게 미국 프로 생활을 헤쳐나가 '똑순이'로 불린다. 2005년 골프백을 메고 친척도 없는 미국에 혼자 건너갔고, 자동차 면허증이 없어 대회 주최측에 차량을 보내달라고 우겼던 배짱도 지녔다.
취미 생활도 독특하다. 스테이트 팜 클래식 우승직후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신세대들에게는 낯선 영국 그룹 비틀스라고 당당히 밝혔다.
"기타를 친 지가 얼마 안되지만 비틀스의 렛잇비(Let it be) 정도는 연주할 수 있다"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투어 생활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취미 생활이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이번 주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및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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