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위기, 그 이후/ 쓰나미에 美자동차 상징 GM마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위기, 그 이후/ 쓰나미에 美자동차 상징 GM마저…

입력
2009.06.08 23:52
0 0

리먼 사태로 터진 거품은 투자은행이나 금융투자자의 손실로만 끝나지 않았다. 소비가 급격히 위축하면서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에도 ‘쓰나미’가 밀려왔다. 부동산처럼 빚을 내 사들이는 구매행태가 정착한 자동차산업의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그 상징이 제너럴 모터스(GM)다.

미국 자동차업계 3위의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뒤 꼭 한 달 만에 1위 GM 역시 자력갱생 불능을 선언했다. 2008회계연도 적자가 308억달러, 최근 4년 누적 적자만 820억달러였다. 일본, 유럽, 한국차들과 경쟁에서 힘에 부쳤던 미국 자동차 ‘빅3’가 맞은 ‘카운터펀치’는 금융위기에 따른 자동차 할부금융의 급격한 위축이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한지 이틀만인 지난해 9월 17일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 일부에서 원금 손실이 일어났다. 안전자산이라고 믿었던 금융상품에도 구멍이 뚫린다는 인식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기업어음이 돌지 않게 됐다. 자동차회사를 움직이는 ‘혈관’인 금융 자회사는 자금 회전이 급해졌고 급기야 할부 판매를 축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위축됐던 자동차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었다. 남은 건 ‘빅3’에 밀려드는 엄청난 채권 독촉이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미국에만, 그리고 자동차산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시장이 급랭하면서 북미 수출에 비중을 둔 유럽, 일본, 신흥공업국 주요 기업들도 휘청거렸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발 미국행 컨테이너 선적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도요타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세계 1위를 차지하고도 2008 회계연도 영업실적이 4,61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 2조2,700억엔 흑자가 1년 만에 적자로 뒤바뀌었으니 충격이 결코 ‘빅3’ 못 지 않다.

연쇄 부진에 빠진 건 전자업계도 마찬가지다. 자금 회전이 나빠지면서 미국 가전양판점 2위 서킷 시티가 지난해 11월 10일 파산을 신청했다.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인 이 업체의 채권기업 리스트에는 소니(6,000만달러), 도시바(1,791만달러), 올림푸스(1,509만달러) 등 일본 가전업체가 올라있다.

제조업의 심벌이던 자동차, 소비시장의 바로미터인 전기전자산업의 실적 악화는 도미노처럼 철강, 화학, 해운 등 전산업으로 번졌다. 국제통화기금이 4월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전후 최악인 -1.3%다. 생산 감축과 감원으로 소득과 소비가 줄고, 다시 기업 실적이 나빠지는 악순환은 이미 현실이 됐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