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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독주회 갖는 안희찬씨 "트럼펫이 비주류 악기라고 하면 섭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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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독주회 갖는 안희찬씨 "트럼펫이 비주류 악기라고 하면 섭섭하죠"

입력
2009.06.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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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트럼펫이 왜 비주류 악기입니까. 그런 말 들으면 섭섭하죠. 클래식부터 재즈, 경음악까지 연주 무대가 얼마나 넓은데요. 독주회를 많이 안 할 뿐이지."

KBS교향악단 트럼펫 수석 안희찬(44)씨의 말이다. 한국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로서, 그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트럼펫대회의 아시아 대표로 초청받아 독주회를 하고 왔다. 한국 오케스트라는 금관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그의 연주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동그란 안경 너머로 눈을 반짝이면서, 그는 트럼펫의 매력을 좀더 길게 설명했다.

"거룩할 때는 한없이 거룩하고, 영광스러울 때는 가장 영광스럽죠. (그렇다. 교회음악에서 트럼펫은 천사의 나팔이고, 개선 행진처럼 영광스런 장면에는 반드시 트럼펫 팡파르가 울린다.) 악기 색깔이 분명하고, 여러 장르에서 널리 쓰이고, 코넷ㆍ플뤼겔혼ㆍ피콜로 트럼펫 등 트럼펫 가족도 많죠."

소리가 뚜렷하고 눈부신 트럼펫의 특징은 연주자에겐 부담이기도 하다. 유난히 잘 들리는 악기이다 보니 조금만 실수해도 바로 눈에 띄어 감출 길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펫은 오케스트라에서 독주를 할 때가 많은데, 매번 시험을 치는 셈이죠. 지휘자가 신호를 하면 다른 악기들은 '우웅~' 하고 나오지만 트럼펫은 바로 '빠앙~' 하고 나와야 하잖아요. 실수를 하더라도 일단 과감하게 소리를 내고 봐야죠. 성격이 악기를 따라가는지, 트럼펫 연주자들은 고집스럽고 무대뽀에 좌충우돌형이 많다고들 하죠."

11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음악회, '안희찬의 트럼펫 다이얼로그'는 그가 3년 만에 하는 독주회다. 한국 트럼펫 1세대인 우종억(79)의 신작 '트럼펫 툰'(Trumpet Tunes)을 비롯해 장 압실, 에릭 이웨이즌, 안효영, 얀 하더만 등 20, 21세기 작곡가들의 작품과 바로크음악으로 장 밥티스트 뤼이에의 '두 대의 트럼펫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같은 트럼펫 연주자인 부인 임시원씨, 피아니스트 정영하씨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의 성격을 그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트럼펫이 들려주는 대화"라고 설명했다.

"우종억 선생의 '트럼펫 툰'은 한국 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곡이에요. 1악장은 시조, 2악장과 3악장은 사물놀이의 중모리와 휘모리 장단으로 풀어가죠. 본래 트럼펫협주곡인데, 3월 6일 제가 대구시향과 초연한 곡이에요. 에릭 이웨이즌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악기 작곡가이죠. 전자음향이 포함된 하더만의 '트럼펫과 테이프'는 리듬에 재즈적인 요소가 많아요. 뤼이에의 곡은 한 옥타브 높은 피콜로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곡이지요.

이번 공연에는 뮤트(Muteㆍ악기에 끼워서 음색을 바꾸는 도구)를 많이 써요. 맹꽁이 소리(일명 '와우 효과')를 내는 '하몬 뮤트', 꽹과리처럼 짜랑짜랑하게 만드는 '스트레이트 뮤트' 등 다양한 뮤트로 다양한 소리를 낼 거에요."

그는 오케스트라 활동 외에 금관연주단 '코리아 브라스 콰이어'의 리더도 맡고 있다. 다음 독주회는 기교와 색채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프랑스음악으로 할 계획인데, 준비에 2년쯤 걸릴 거라고 한다. 공연 문의 (02)6303-7700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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