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미국 은행보다 자산 건전성이 양호하고, 부실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예금보험공사가 내놓은 '1분기 미국 은행 경영실적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무수익여신 비율(NPL)은 1분기에 3.76%(2,9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1%보다 2배 넘게 급증했다. 이는 1991년 2분기 이후 최고치다.
무수익여신(NPLㆍnon performing loan)은 부실대출금과 부실지급 보증액을 합친 금액으로 90일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돈이다. 미국 은행들이 빌려준 돈 중 3.76%를 사실상 떼였다는 의미다.
미국 은행의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인해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 부실이 대거 늘었기 때문. 미국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의 무수익 여신의 비율은 지난 1분기 4.71%에서 올해 1분기에 10.92%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자산 규모 10억 달러 이상~100억 달러 미만인 중형 은행의 경우 작년 1분기 5.14%에서 올해 1분기 12.53%로 증가했다.
반면 무수익여신에 대한 대손 충당금 적립 비율은 66.49%에 불과해 17년만에 가장 낮았다. 예상 손실을 대비해 쌓아둔 돈이 절반을 조금 넘는다는 의미로 그만큼 자금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국내 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올해 1분기 1.27%고, 무수익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도 145.8%를 기록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정기적 위험 평가를 한 결과 전체 5등급 중 D등급(취약) 이하로 분류되거나 앞으로 1년 이내 부실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곳은 없었다.
지난 1년간 성장성도 국내 은행이 미국 은행을 앞질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몸집을 대거 줄이면서 지난 1년간 자산이 3,017억달러 급감했지만 국내 은행들은 자산이 2.13% 증가했다.
다만 은행 건전성의 척도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은 국내 은행(13.2%)과 미국 은행(13.4%)들이 비슷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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