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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셀프 음란물'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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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셀프 음란물' 판친다

입력
2009.06.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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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뉴셀카', '중학생 몸팅 동영상'. 회사원 장모(34)씨는 8일 한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들렀다가 화들짝 놀랐다. 19세 이상 파일 등록 코너에 청소년들의 음란 동영상이 버젓이 게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게시물을 클릭한 장씨는 자취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앳된 남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갖는 장면들에 할 말을 잃었다.

# 직장인 박모(32)씨도 개인간 파일공유(P2P) 사이트에서 자료를 구하다 기가 막혔다. '중학'이란 검색어를 입력하니 '중학생 몸팅'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파일이 떴다. 동영상에는 15세도 안돼 보이는 여학생 한 명이 옷을 하나씩 벗으면서 화상채팅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청소년들의 음란한 행위를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 상에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공간에 '출몰'하던 청소년 등장 음란물은 올 들어 수천 건 이상씩 파일 공유 사이트에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컴퓨터 정보보호 업체인 지란지교소프트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유해정보차단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집한 유해 동영상 중 휴대폰 셀카 동영상은 모두 1만8,000여건으로 이 중 중고생이 등장한 경우가 전체의 20%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성인들 사이에 음성적으로 유출되던 '셀카'가 청소년들까지 확산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성인 음란물을 모방하고 싶은 욕구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휴대폰, 상대방 몰래 화상채팅 녹화가 가능한 프로그램 등 정보기술의 발달도 이런 역기능에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연 지란지교소프트 부장은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셀프 동영상의 경우 휴대폰에 저장됐다가 유출된 경우 외에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골탕 먹이기 위해 악의적으로 올리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일단 인터넷에 동영상이 오르게 되면 순식간에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점이다. 일부 청소년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P2P사이트나 웹하드 등을 통해 퍼나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규제가 허술한 해외에 서버를 둔 한국어 음란사이트는 청소년 음란동영상의 온상이다. 일부 성욕구가 비뚤어진 어른들은 이들 사이트를 통해 돈을 주고 청소년 등장 음란물을 구입한 뒤 인터넷 상에 다시 유포시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들 동영상이 주로 공유되고 있는 P2P사이트들의 대책은 허술해 문제 확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성인 전용 공간에도 부모들의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누구나 음란물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다.

원조교제의 온상으로 유명한 모 채팅 사이트의 경우 청소년들이 성매수자를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알몸으로 영상 채팅하는 이른바 '알몸팅'까지 버젓이 '알선'하고 있다. 청소년 상담센터 관계자는 "파일 공유사이트 업체들은 자신들 나름의 필터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경화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음란 동영상을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이러한 음란물을 인터넷 상에서 돈벌이 목적으로 사용하는 불량사업자들이 더 큰 문제"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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