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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기업/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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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기업/ LG전자

입력
2009.06.0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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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12조 '깜짝 실적'

'매출 12조8,530억원, 영업이익 4,556억원.'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거둔 성적표다. 매출은 역대 1분기에 실적 가운데 최고이고, 영업이익 역시 당초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거둔 셈이다. 휴대폰과 LCD TV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고, 전사적인 비용 절감 등이 보태진 결과였다. 특히 TV 부분에서 LG전자는 1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13.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넘버2'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8년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던 디스플레이와 가전사업도 올해 1분기엔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은 뭘까. 업계에선 남용 부회장 특유의 '위기경영'이 LG전자의 상승가도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 부회장은 불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던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디지털디스플레이(DD)와 디지털미디어(DM),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등 4개 사업부를 홈엔터테인먼트(HE), 홈어플라이언스(HA),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에어컨디셔닝(AC), 비즈니스솔루션(BS) 부분으로 확대ㆍ개편했다.

성장성이 높은 DD와 DM 사업부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HE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BS 사업부를 새롭게 조직해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역량을 쏟도록 했다. 큰 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1분기에 호성적을 거둠으로써 이런 걱정을 말끔히 씻었다.

남 부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금의 경기 침체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리는 시기이고, 승자가 되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위기경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더라도 우리의 몫은 반드시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선 더욱 유연하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면서 중장기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의 이런 위기경영 방침은 LG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를 가져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LG전자는 2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약 6,000억원으로 전망한다.

주력 사업인 휴대폰 분야에서는 '아레나'폰과 '쿠키'폰 등 전략 모델의 판매 호조로 판매량이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감소한 2억6,000만대가 될 것이지만 LG전자는 오히려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부분 수익성은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나 PDP모듈과 광스토리지 등의 손익구조는 개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 사업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해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은 만큼, 위기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이 회복되려면 길게는 2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부회장은 "불황으로 주춤거리는 일본과 유럽, 중국 기업들이 제자리로 되돌아오면 우리는 바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2~3년 내에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1~2등까지 치고 올라간다는 목표를 가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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