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고무줄 양형(量刑)'논란을 완화시키기 위해 구성된 양형위원회가 독립기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법원에 귀속됐다며 검찰이 공식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제2기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남기춘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지난달 열린 양형위 19차 회의에서 "양형위 사무기구의 장(운영지원단장)을 현직 법관이 순환보직 형태로 맡고 있는데, 중립적이어야 할 사무기구 장을 현직 법관으로 임명한 곳은 세계적으로 한군데도 없다"며 학자나 변호사를 양형위 운영지원단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양형자료분석관 등 사무기구 직원을 법원 직원들 중에서만 임명하도록 한 대법원 규칙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 부장은 "양형위의 독립적 위상을 확보해 양형기준의 정당성을 부여받자는 것이 입법취지인데도, 대법원은 사무기구인 운영지원단의 구성에 대해 양형위의 논의나 의결도 없이 양형위가 정식으로 구성(2007년 5월 2일)되기도 전에 임의적으로 대법원규칙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남 부장은 이 같은 의견을 양형위 공식안건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양형위는 7월 예정된 20차 회의에서 이 문제를 재논의키로 했다.
사법개혁위원회 권고로 2007년 구성된 양형위는 2년 동안 뇌물, 성범죄, 살인 등 8대 범죄의 양형기준을 마련해 오는 7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 달 출범한 제2기 양형위원회에서는 8대 범죄 외에 나머지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양형위원은 각계인사로 구성돼 있지만, 연구ㆍ자료분석 등으로 양형위를 지원하는 사무기구는 판사와 법원직원들로만 구성돼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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