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는 연구·개발… 부동의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인 5조4,9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호황기 때 대량으로 주문 받은 선박을 지금 건조하고 있어서 가능한 실적이다. 하지만 불황 극복을 위한 그간의 경영 혁신이 없었다면, 이 같은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오늘날 전 세계 선박의 15%를 건조하는 세계 1위의 조선소도 없었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인 25개의 세계 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FPSO(선박 형태의 부유식 원유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집채만한 선박용 대형엔진 등이 포함된다. 세계 일류상품은 세계시장 규모가 연 5,000만달러 이상 제품 중 시장점유율 10% 이상, 5위권 이내인 경우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상품이다.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부동의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연구ㆍ개발(R&D) 노력에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총 2,367억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R&D 투자 만큼은 전년보다 37%나 늘렸다. 불황기 투자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필수 요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1기당 가격이 15억~20억달러에 이르는 해양플랜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4월 경남 울산공장에 세계 최초로 FPSO 전용 도크를 건설했다. 이 도크는 축구장 7개를 합친 크기로, 6월부터 프랑스 토탈에서 수주한 16억달러 규모의 FPSO를 건조한다. 이 도크 완공으로 FPSO 건조기간을 1개월 가량 단축하고, 생산원가도 15~20% 줄일 수 있게 됐다. 결국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경쟁업체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독자 모델이 없는 국내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 2001년 첫 독자 엔진인 '힘센 엔진'을 개발, 조선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고는 선도기업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다.
비행기 양력(揚力) 원리를 선박에 적용한 '날개 단 선박'도 세계 최대 조선소의 끊임없는 혁신의 결과다. 비행기 날개와 유사한 추력 날개를 프로펠러 뒤에 장착해 프로펠러 회전에서 발생하는 힘을 새로운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것.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연간 240만달러의 기름값을 줄일 수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추력 날개는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새 선형 설계, 독자엔진 개발 등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로 호황기에 더욱 빛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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