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3월17일 북중 접경지역에서 체포했던 미국 여기자 2명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한국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4일부터 8일까지 진행했다”며 “재판에서는 이미 기소된 조선민족적대죄, 비법국경출입죄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로라 링과 리승은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가능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형법상 조선민족적대죄는 5년 이상 10년 이하 노동교화형, 비법국경출입죄는 2년 이하 노동교화형을 선고할 수 있다. 북한은 두 가지 혐의의 형량을 합산, 두 여기자에게 최대치 형량을 선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 형사소송법상 노동교화형이 확정됐다 하더라도 북한 최고법원인 중앙재판소 판결에 따라 형 집행 정지나 석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여기자 조기 석방을 위한 미국 정부와 북한 당국간 교섭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7일 미 abc방송에 출연, 북한에 여기자 석방 촉구 서한을 보냈으나 북한이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또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석방 교섭 특별대표로 파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와 미국의 독자 금융제재에 반발하는 카드로 여기자 문제를 활용할 경우 상황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커런트TV 소속 두 여기자는 3월17일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 취재 중 북한군에 체포됐고 4월24일 기소됐다.
한편 북한이 10~30일 원산 동부 연안 동해에 길이 263㎞, 최대 폭 약 100㎞의 선박 항해금지구역을 설정했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이 이날 밝혔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본 관방장관은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군 소식통은 항해금지 기간이 9~29일이라고 설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