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경쟁력 높이기 '곧은 길'
지난해 6월 종합주가지수가 1,900선을 넘나들 때 효성의 주가는 8만원 대였다. 1년이 지난 최근 종합주가지수는 아직 1,400선에 머물고 있지만, 효성의 주가는 이미 전고점을 돌파해 10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 확산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종목이 전고점까지는 오르지 못한 반면 효성은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효성은 1분기 1조5,807억원의 매출과 1,08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무려 90.5%나 증가했다. 특히 중공업 부문의 매출은 3,3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8%나 늘어났다.
산업자재 부문도 같은 기간 1,888억원에서 2,557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중공업 부문은 초고압 전력 제품의 수주 및 판매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고, 산업 자재 부문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원ㆍ달러 환율 효과에 힘입은 것이다.
효성의 사업 구성이 다양하게 퍼져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해에 매출이 줄어든 섬유와 건설, 무역 부문의 부진을 중공업과 산업자재 부문이 만회했다. 효성은 특히 한번 선택한 사업에 대해선 끝까지 집중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조석래(사진) 회장은 평소 어떤 분야이건 세계적인 '베스트 플레이어'만 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때 사양사업이라 여겨지던 섬유 부문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다. 그렇다고 고루한 기업도 아니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시장을 미리 간파, 누구보다 일찍 풍력발전기 시장에 진출한 게 바로 조 회장이다. 효성은 앞으로 물이 큰 자원이 될 것이라고 보고, 펌프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신구의 조화가 세계 경기 침체의 충격도 흡수할 수 있는 힘이 됐다.
효성의 성장과 미래 발전 가능성에 시장이 우호적 평가를 내리는 원동력은 무엇보다 조 회장의 리더십이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생산성이다.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있어야만 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생산성이 높아야 한다는 게 조 회장의 지론이다. 이런 높은 생산성을 통해 만든 제품만이 고객으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고객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것을 뜻하는 '밸류인유저'(Value In User)가 불황기 속에서 어떻게 구현될 지 주목된다.
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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