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 과학저널에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게재하며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다가, 논문조작 사건에 휘말려 추락한 '황우석 드림팀'이 3년여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황우석 박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배기열) 심리로 열린 제40차 공판에 이병천 서울대 교수, 강성근 전 교수 등과 함께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연구팀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를 '섞어심기'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김선종 전 연구원도 황 박사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네 사람이 모두 피고인으로 출석한 것은 2006년 12월 열린 공판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한때 '황우석 사단'의 일원으로 한솥밥을 먹던 이들은 이날 공판에서 서로 아는 척을 하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
김 전 연구원은 검찰 수사 결과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단독 범행한 것으로 드러나 일찌감치 황 박사와 다른 배를 탔고, 황 박사의 제자인 이 교수와 강 전 교수도 개 복제 특허권 분쟁으로 황 박사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2006년 5월 기소된 이 사건은 최첨단 과학 분야를 검증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례적으로 3년 넘게 1심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황 박사에 대한 증언이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해 2년 이상 황 박사만 출석시킨 상태로 관련 증인심문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왔다.
공판이 끝나고 황 박사는 "(이 교수 등을 만난 게) 오랜만이죠"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다.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황 박사는 공판 참석 때문에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