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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상품/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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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상품/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입력
2009.06.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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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촉촉하게 '한방의 美' 활짝

화장품 브랜드 하나의 매출이 웬만한 기업 연간 매출을 능가한다.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이 내놓고 있는 한방화장품 '설화수' 이야기다. 1997년 매출 120억원대에 불과했던 설화수는 2005년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불황 속에서도 연매출 5,005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11%에 해당하는 실적이며, 전체 한방화장품 시장의 57%가 넘는 수치이다.

설화수의 힘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25개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중 1위는 설화수였으며, 이 순위는 2005년부터 변하지 않고 있다.

1997년 처음 등장한 설화수는 국내에 한방화장품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인삼을 비롯해 엄격하게 선별한 국내산 한방약재를 주원료로 한방 미용 이론을 집대성해 만든 제품이다. 설화수는 2만 가지의 한방 성분 중 약 3,000가지를 추려낸 뒤 최종적으로 30가지를 엄선, 그 피부학적 효과를 연구해 적용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성분인 인삼의 경우만 하더라도 선별된 3가지 영역의 인삼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18시간 동안 달여 만든 것으로 정성과 품질이 남다르다. 기본 원료인 '자음단(滋陰丹)'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피부에 음(陰)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개선하는 다섯 가지의 한방 성분(작약, 연자육, 옥죽, 백합, 지황)을 혼합한 특허 성분으로, 점점 건조해지는 피부를 속부터 건강하고 촉촉하게 가꿔준다.

설화수는 35세 이상 여성을 주고객으로 하면서 프레스티지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유통판매망도 선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 카운셀러의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방문판매와 백화점, 면세점 등의 프레스티지 경로를 통해 판매한다.

마케팅 역시 한국적인 문화 감성을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이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것과 달리, 설화수는 제품과 문화에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스타 모델을 쓰지않는다. 대신 VIP고객 클럽인 '설화 메이븐 클럽', 한국 문화 명사인 '설화 클럽'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후원하고, 고객 중심의 한국 문화 체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설화수는 2004년 아시아 트렌드를 주도하는 홍콩의 세이부백화점과 하비 니콜스 백화점에 입점했다. 2007년에는 럭셔리브랜드들이 즐비한 베니치안 마카오 호텔의 그랜드 캐널에 매장을 냈고, 내년에는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먼에도 입점한다. 향후 진출 예정인 거대시장 중국에서는 이미 설화수가 고위직 관료나 상류층 대상의 '??시'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임정아 브랜드 매니저는 "설화수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우리네 전통문화 그 자체"라며 "한국의 미를 통해 명품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설화수만의 차별화한 자산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화수는 2015년까지 연매출 1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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