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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리더십/ 신격호 롯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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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빛난 리더십/ 신격호 롯데 회장

입력
2009.06.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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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마다 증명된 실속 경영

"모르는 분야에 대한 사업확장은 신중을 기하라. 주력업종은 집중 투자하라."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신격호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이렇게 정의한다. 기업을 설립한 이래 철저한 내실위주 경영과 주력업종 집중에 대한 전략을 한번도 수정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신 회장의 내실경영은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했다. 롯데그룹의 지난 해 매출은 41조4,000억원. 사상 유례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각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일궈낸 결실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돼 다수 기업이 충격에 빠졌지만 롯데는 적절한 투자와 핵심사업 강화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런 신중한 투자 기조의 성과는 외형만을 키워나가던 많은 기업들이 쓰러졌던 외환위기 때 이미 한차례 증명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유통업은 신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가늠하는 척도다. 유화부분의 호남석유화학은 대표적인 사례. 호남석유화학은 1998년 외환위기를 넘긴 뒤 2003년, 2004년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을 잇달아 인수하며 그룹의 또 다른 중심 축으로 성장했다. 올해 1월에는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를 합병,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신 회장은 현장경영과 글로벌 경쟁력도 강조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현장으로 찾아가 시장의 변화와 요구 사항을 점검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신 회장은 틈만 나면 "글로벌 경영이야 말로 그룹이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모티브"라고 강조한다. 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도 이런 연유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연 이후, 2008년 8월 중국 최고의 번화가인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해외 2호점을 오픈했다. 올해는 중국 텐진, 선양 등 주요 도시에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에도 추가 출점하고, 베트남 인도 등에도 신규로 매장 오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계 할인점 '마크로' 19개 점포를 인수, 한국의 유통업체로는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어 12월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단일 쇼핑센터로는 최대 규모인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을 오픈했다. 올해는 중국 청도에 신규 점포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30개 점포를 연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사재도 아끼지 않는 것이 신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다. 외환위기 당시 일본에서 2,000만 달러 규모의 사재를 들여와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롯데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 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발행한 외평채 판매가 부진하자 신 회장이 재일동포들을 대상으로 외평채 팔아주기 캠페인을 벌이며 외환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며 "올 2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이후 재계 총수로는 처음으로 사재 950억원을 출연, 결손 법인들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모범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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