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과감한 투자 '미래 경영'
"비록 한국시장이 축소됐지만,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대한항공에게는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계속 생기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늘어나는 미주노선과 중국, 동남아 노선에서 충분한 기회가 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ㆍ2009년 임원세미나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세계 대부분 항공사들이 영업손실을 보였지만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유가와 실물경제 침체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대비한 글로벌 노선망 구축 ▦서비스 품질 제고를 앞세운 내실경영 ▦우수 인재 확보 등으로 요약되는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IMF 외환위기 때에 이어 최근 경제 침체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외환위기 당시 대한항공은 운영기 112대 가운데 14대를 제외하고 모두 자체 소유 항공기였다. 당시의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는 항공기 매각을 통해 대처할 수 있었고, 이것이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
최근 고유가와 세계 경제 침체로 항공산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 때도 조 회장은 오히려 항공기 도입의 적기로 본다. 오히려 차세대 초대형 항공기인 A380 도입 계약을 하는 등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차세대 항공기는 향후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자원 외교에도 숨은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 카리모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유전 개발과 가스전 탐사사업 등 자원개발 분야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카리모프 대통령은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물류 기반 건설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고 있다"며 한ㆍ우즈벡간 자원 외교에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밑거름이 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미래지향적인 경영 전략과 우수 인력 채용,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바탕으로 2019년까지 매출 25조원, 화물수송 15년 연속 1위, 국제 항공여객 수송 10위권 진입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2011년까지 총 2억 달러를 투입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B777, A330 등 중ㆍ장거리 여객기 32대에 차세대 명품좌석을 갖추기로 했다. 또 신규 도입하는 B777-300ER과 A380, B787 등 중ㆍ장거리 여객기에도 차세대 명품 좌석을 장착하는 2단계 좌석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한다. 위기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조 회장의 판단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