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초슬림 '눈부신 혁신'
삼성전자의 TV가 올해 1분기에 전세계 시장에서 금액 기준 21.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3분기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가전 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TV가 1위를 독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발광 다이오드(LED)를 이용한 LCD TV 덕분이다.
소위 'LED TV'로 통칭되는 이 제품은 LCD 기판을 뒤에서 밝혀주는 백라이트에 LED를 사용한다. 예전에는 냉음극 형광램프(CCFL)라는 형광등을 사용해 수은이라는 환경 유해물질이 들어갔고, 전력 소모도 많았다. 그러나 LED를 사용하면 수은을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환경 친화적이다. 전력 소모도 적어 경제적이다.
기능상에서도 LED TV가 유리하다.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면 CCFL보다 더 정확한 색표현이 가능하고 화면에 영상을 표시하는 속도가 빨라서 동영상 잔상이 남지 않는다. LCD TV의 경우 스포츠처럼 빠른 동작이 나오는 영상은 그림자가 남아 마치 단계적으로 겹쳐지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LED의 경우 CCFL보다 얇기 때문에 TV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를 사용하면 두께가 1.5인치 이하로 줄어들어 기존 CCFL을 사용한 5인치 두께의 LCD TV보다 얇다"며 "벽걸이 TV를 위해서는 LED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LED TV가 신기술이어서 가격이 CCFL을 사용한 LCD TV보다 비싸다는 점. 삼성전자의 파브 LED TV의 경우 화면 크기에 따라 310만원부터 690만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LED TV 시장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LED TV는 올해 201만대 규모에서 내년 726만대, 2011년 1,499만대, 2012년 2,052만대로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 일본 소니와 히타치 등 세계 TV 업체들이 LED TV를 속속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가볍고 얇은 LED TV의 외관 때문에 제품 포장도 줄어 운송비 등 제반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수은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을 강조하는 요즘 추세에 부합한다.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 비중이 커진 LED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6년 9월 유럽에서 40인치 LED TV를 선보인 이래 2007년 52인치와 57인치, 70인치 LED TV를 잇따라 내놓으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올해 들어서도 3, 4월에 잇따라 40인치, 46인치, 55인치 LED TV를 속속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2009에서 먼저 출품돼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LED TV는 출시 2개월 만에 전세계적으로 25만대 이상 팔리면서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LED TV 시장 규모는 19만대 수준이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올해 두 달 동안 판매한 LED TV 수량이 지난해 모든 TV업체들의 LED TV 판매량을 초과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LED TV를 집중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각종 전시회에 디지털 액자로 선보이는 등 세계적인 미디어 영상 예술가 이이남 화백의 작품을 TV 화면에 띄워 전시하는 등 문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TV 가격 하락으로 TV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LED TV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