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취재파일] 문화부 'KBO 인선' 금지곡 남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취재파일] 문화부 'KBO 인선' 금지곡 남발

입력
2009.06.08 05:50
0 0

유신시절엔 노래도 마음대로 못 불렀다. 툭하면 정부에서 금지곡이라는 딱지를 붙였기 때문이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불신을 조장하고, 배호의 '0시의 이별'은 통행금지 위반을 부추기고, 송창식의 '왜 불러'는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조롱한다는 게 이유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틈만 나면 '관치체육 탈피'를 강조한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1월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KBO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고 했고, 신재민 차관은 2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가 관치체육에서 탈피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야구인들은 '시대가 달라졌으니 유신시절처럼 금지곡 딱지를 남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올 4월30일 KBO 이사회를 통해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던 이상국씨가 5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실상은 문화부한테 '금지곡 딱지'를 맞은 때문이다. "윗선에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KBO 자율로 선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문화부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이상국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문화부의 '금지곡 딱지'는 처음이 아니다. 문화부는 지난해 12월 유영구 총재가 추대됐을 때도 "절차가 잘못됐다"며 반대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총재 인선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딱지'를 철회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가짜 금지곡 리스트'가 유행했다. 백지영의 '사랑 안 해'는 저출산 조장, 원더걸스의 '소 핫(So Hot)'은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는 게 이유였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요즘 야구판을 보면 장난만은 아닌 것 같다. 30년 전 '금지곡 딱지'가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