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저녁 경기 파주시 탄현면 모산목장. 시골한적한 곳에 자리한 이 곳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이색음악회가 펼쳐졌다.
경기도 제2청이 축산농가 등 농촌가꾸기의 하나로 마련된 이 공연의 이름은 '초여름 밤 목장의 꿈-아름다운 목장 음악회'. 이날 마을 주변은 음악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들썩였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마을의 이 외딴 목장에 차량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1,500㎡ 남짓한 커다란 주차공간이 금세 들어찼다.
목장 안에는 마을주민, 축산업 관계자, 새터민 등 400여명의 관중들이 발디딜 틈 없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윽고 음악회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흘러나오고, 이어 23명으로 구성된 A&B(Art & Business)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클래식의 향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피가로의 결혼 가운데 '서곡', 도니제티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등 귀에 익은 음악이 흘러나오자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를 더해갔다.
특히 소프라노 김주현씨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고, 관중들은 '커튼 콜'이 외쳤다. 또 테너 김승택씨가 현제명 선생의 '희망의 나라로'를 열창할 때에는 신나는 단체 박수도 쏟아져 나왔다.
음악회 열기 만큼 참석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주부 전현옥(39ㆍ여ㆍ경기 의정부시)씨는 "목장에서 열린 이색 음악회를 통해 클래식 선율에 친근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가족들과 함께 초여름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즐거워했다.
회사원 박모(45ㆍ경기 고양시 마두동)씨는 "목장에서 열린 아름다운 음악회에 참석하니 목장과 축산에 대한 관심이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 행사장 주변에는 아름다운 농장으로 변모한 각 도내 시ㆍ군의 목장 사진 40여 점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모산목장측이 마련한 '우유 카레', 우유로 반죽한 '치즈 고명을 올린 야채전', 칠리소스를 곁드린 '생치즈 야채 국수' 등 우유를 주재료로 한 20여가지 요리를 맛보기도 했다.
한편 모산 목장은 2007년 경기도가 선정한 '아름다운 목장'에 선정됐다. 이후 연간 2만여 명이 이곳을 찾아 우유짜기, 송아지 우유주기, 신선한 우유로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밀크 체험'을 할 정도로 파주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도청은 앞으로 매년 1, 2차례 파주 등지에서 목장음악회를 펼쳐 도시민의 축산 농가 사랑 운동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와함께 공연프로그램도 클래식공연을 비롯, 사물놀이 및 민속놀이, 열린음악회 등 다양한 장르의 주제를 선정해 관객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기로 했다.
최홍철 경기도제2청 부지사는 "소비자들에게 변해가는 축산농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목장에서 음악회를 열게 됐다"면서 "앞으로 친환경 축산을 집중 육성해 위생과 안전성이 확보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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