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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아마존… 원주민 "생활 터전 열대우림 개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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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얼룩진 아마존… 원주민 "생활 터전 열대우림 개발 반대"

입력
2009.06.0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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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둘러싸고 페루 정부와 아마존 원주민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해 원주민과 경찰 등 50여명이 사망했다. 1980ㆍ90년대 급진적 원주민 무장조직 '빛나는 길'과의 내전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다.

페루 정부는 이틀간 계속된 원주민들과의 충돌로 경찰관 22명이 사망했다고 6일 발표했다. 원주민 시위대는 30여명의 원주민이 사망했으며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페루 정부가 확인된 원주민 사망자가 9명이라고 밝히는 등 희생자 규모를 둘러싸고 다소의 혼선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에 대한 광산채굴, 유전개발, 삼림채벌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원주민 2,500여명은 생활터전이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며 4월부터 '악마의 구불길'로 불리는 북부 우트쿠밤바주의 아마존 밀림 관통 고속도로에 나무와 바위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원주민의 저항으로 외자유치 계획이 차질을 빚자 페루 정부는 5일 경찰 400명을 동원해 고속도로 차단 시위대를 해산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목창과 벌목용 칼로 무장한 원주민 시위대와 무력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도로 봉쇄를 해제했지만 흥분한 시위대가 인근 마을로 몰려들어 관공서에 불을 지르고 약탈을 했다고 발표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시위대가 충돌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그 수법이 과거 '빛나는 길'과 흡사하다"면서 볼리비아 등 이웃 나라의 사주를 받은 전문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시위대 지도자로 정부의 지명 수배를 받은 알베르토 피산헤 '페루 정글개발을 위한 범종족협회'(AIDESEP) 의장은 "60만 아마존 원주민을 대표해 조상 대대로 살아온 2,500만㏊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정부가 원주민을 2등 국민으로 간주해 묵살했다"고 AFP통신에 주장했다.

페루는 2006년 가르시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남미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인구의 36%에 달하는 빈곤층이 줄어들지 않는 등 첨예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의 듀크대학은 페루 정부가 추진중인 아마존 개발로 페루 열대우림의 72%가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며 AP통신은 최소 3만명의 아마존 원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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