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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親李 조기전대 목 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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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親李 조기전대 목 매는 이유는?

입력
2009.06.0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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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를 외치는 의원들의 공통점은 친이계라는 데 있다. 하지만 친이계라고 해서 모두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친이 의원들 중에서도 유독 수도권 의원들이 전선의 앞 줄에 서있다.

4일 연찬회에서도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차명진(경기부천 소사)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정태근(서울 성북갑) 김용태(서울 양천을) 권택기(서울 광진갑) 임해규(경기 부천원미갑) 의원 등 수도권 멤버들이 지도부 사퇴, 조기 전대를 목놓아 외쳤다.

왜 그럴까. 당 안팎에선 "가까이는 내년 지방선거, 멀리는 2012년 총선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 향후 한나라당 선거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수도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친이 의원들은 이 상태로 가면 '이명박 브랜드'로 선거를 치를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남권 의원들이나 친박 의원들은 그나마 낫다. 친박 의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박근혜 브랜드'로 선거를 치르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영남 의원들은 지역기반이라도 있다.

하지만 수도권 친이 의원들은 아무것도 없다. 정두언 의원이"현 체제 유지를 바라는 비주류와 청와대, 지도부가 한 통속이 돼 조기 전대를 반대한다"고 주장한 것은 그런 맥락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친이 의원들 사이엔 지방선거 전에 박 전 대표를 어떻게든 끌어들여 그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로 박 전 대표를 끌어내자는 아이디어도 사실 수도권 친이 의원들이 내놓았다. 차명진 의원은 연찬회장에서 직설적으로 얘기했었다. "박 전 대표는 당이 어려울 때 뒤에 있지 말고 앞으로 나와 당을 살려달라"고.

물론 박 전 대표를 선거용 간판으로 삼자는 생각이 박 전 대표에게 당권을 주자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그 대목에선 어정쩡하다. 임해규 의원은 "친이는 이제 주도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지만, 상당수 친이 의원들은 "당권과 선거 간판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어쨌든 수도권 친이 의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역시 수도권 출신인 원희룡(서울 양천갑) 쇄신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가 끝내 거부할 경우 모든 것을 건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집단 삭발이나 탈당 얘기도 흘러 나온다. 그만큼 수도권 친이 의원들은 절박한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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