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를 했고 짧은 대화도 나눴지만 어색함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5일 친박계 복당 의원들 주축의 '여의포럼'이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창립 1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4ㆍ29 재보선 참패 직후 친이측이 제안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박 전 대표가 일언지하에 거부한 뒤 한달여 만이다.
행사 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한 박 전 대표는 먼저 도착해 행사장 앞줄에 앉아 있던 김 의원과 웃음 띈 얼굴로 악수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듯하더니 이내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에게 "오랫만이네요. 오늘 많이 오셨네요. 행사는 누가 하시는 거예요"라고 말을 건넸고, 김 의원도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이후 행사가 시작될 때까지 두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 놓인 세미나 책자를 뒤적이며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러다가 본 행사 시작 직전 박 전 대표가 자리를 뜨면서 두 사람은 또 한번 손을 맞잡았다. 자리를 함께 한 30여분간 친밀과 어색함이 뒤섞인 묘한 분위기였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여의포럼 행사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건 고난의 시간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의 동지적 관계가 변치 않을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홍사덕 이해봉 유기준 유승민 이정현 유정복 김선동 의원 등 친박의원 3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 김 의원이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는 의미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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