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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집집마다 '지능형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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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집집마다 '지능형 전력망'

입력
2009.06.0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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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6월 회사원 안모(30ㆍ여)씨는 빨래가 생기면 그냥 세탁기에 던져둔다. 지능형 전력망과 연결 된 세탁기는 전기요금이 가장 싼 시간대를 찾아 자동으로 작동한다. 광화문에 있는 직장까진 전기차로 다니지만 충전도 신경 쓸 일이 없다. 퇴근 후 차를 주차장의 플러그에 꽂아두면 역시 가장 요금이 저렴한 때 충전되기 때문이다.

TV를 켜거나 에어컨을 틀면 거실에 설치된 모니터에 지금 쓰고 있는 전력을 전기요금으로 환산, 보여준다. 안씨가 살고 있는 빌라는 옥상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 낮 동안 생산된 전기를 자체 사용하고 있어 실제로 정씨가 한 달에 내야 할 전기요금은 1만원도 안 된다.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 양방향 실시간 정보 교환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시키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ㆍSmart Grid) 산업이 집중 육성된다. 특히 미 오바마 정부가 경기부양 등을 위해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 40억달러를 배정키로 한 만큼 한미 협력을 강화, 수출 효과까지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에너지 전문 기관에선 2005~2030년 전세계적으로 전력 산업에 11조2,76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스마트 그리드 로드맵 수립 총괄위원회 2차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형 스마트 그리드 비전을 밝히고,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조밀하고 초고속인터넷망이 잘 갖춰져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강점을 가졌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이 경우 산업 측면에선 68조원 규모의 스마트 그리드 내수 시장이 형성되고, 연 50만명 규모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원자력발전소를 덜 지어도 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4,100만톤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스마트 그리드가 상용화할 경우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전력 구매시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녹색요금제와, 전력 품질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품질별 요금제가 도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2012년부턴 아파트와 관ㆍ공서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본격 구축된다.

정부는 또 세계 최대 스마트 그리드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4월 스마트 그리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미 에너지부와 실무협의를 가진 데 이어 한ㆍ미 스마트그리드 민간협회간 양해각서 체결 등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국전력공사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부지로 제주도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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