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보물급 조선 백자와 청동 제기(祭器) 등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5일 청진동 235의 1 일대 피맛골에서 조선 전기(15~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급 백자 3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출토된 곳은 '청진1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로 지정돼 재건축이 추진 중인 곳으로, 백자들은 19세기 건물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백자 3점은 건물 기단 전면에 구덩이를 파고 묻혀 있었으며, 매납 양식을 볼 때 제대로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어떤 이유에선지 급하게 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자는 각각 높이 28cm, 35.5cm, 36.5cm 크기로 민무늬의 전형적인 조선 초기 호(壺) 형태이다.
문화재청은 "18세기 이후 유행한 달항아리의 할아버지 격으로, 경기 광주 일대 관요에서 제작된 최상급품"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보물급 조선 백자가 고고학 발굴 조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백자와 함께 컵 모양의 제기인 '작(爵)' 2점 등 38점의 청동 제기도 함께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청동 제기는 백자 항아리가 묻혀 있던 곳에서 20~30m 떨어진 곳에서 나왔으며, 제작 연대와 정확한 문화재적 가치, 이곳에 묻혀 있는 이유 등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