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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브라운, 조기개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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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브라운, 조기개각 승부수

입력
2009.06.0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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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사방의 퇴임 요구에 직면,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4일에는 제임스 퍼넬 노동연금장관이 브라운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사임하면서, 국회의원의 주택수당 부당 청구 스캔들에서 시작된 영국 정국 혼란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퍼넬 장관은 사직서에 "우리 당에게 승리를 위해 싸울 기회를 주기 위해 사임하라. 마치 내가 정부에서 물러나는 것처럼"이라고 적었다. 39세의 퍼넬 장관은 브라운의 퇴임을 주장하며 사임한 다섯번째 장관으로, 이번 공개 비판으로 정가의 스타로 떠올랐다.

사면초가로 몰린 브라운 총리의 위기는 의원들의 주택수당 부당 청구 사실 공개에 따라 국민의 원성이 커지면서 시작됐다. 특이한 점은 스캔들 연루 의원 중 보수당 의원이 더 많음에도, 비난은 노동당, 특히 브라운 총리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총리의 지도력 부재로 정치 개혁에 실패한 데다 의회의 허술한 법을 방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노동당 의원들은 "총리가 사임하는 것이 노동당과 국가에 충성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이메일 연판장을 돌리며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브라운 총리는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5일 조기개각을 단행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과 존 스트로 법무장관, 데이비드 밀리반드 외무장관은 유임되고 앨런 존슨 보건부 장관이 내무장관을 맡게 됐다. 존 허튼 국방장관과 퍼넬 장관, 재키 스미스 내무장관, 헤이젤 블리어스 지역사회담당 장관 등은 예상대로 경질됐다.

노동당이 브라운 몰아내기에 나선 것은 내년 6월 이전 실시되는 총선 때문이기도 하다. 총선 전에 브라운이 사퇴하지 않으면 노동당이 현재의 하원 349석(총 646석)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지도력을 잃은 브라운 총리가 경제 위기 극복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노동당은 최근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자유민주당에 밀려 3위로 내려 앉았다. 노동당이 3위로 떨어진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브라운 총리를 지지하는 장관들은 AP통신에 "비록 정국이 불안정하지만, 노동당은 2년만에 두 명의 총리를 몰아내는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로 사퇴에 반대했다. 전임 토니 블레어 총리는 2007년 브라운 지지자의 압력에 사퇴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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