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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게임기의 눈부신 진화/ 게임은 조이스틱으로? 상식이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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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게임기의 눈부신 진화/ 게임은 조이스틱으로? 상식이 지워진다

입력
2009.06.08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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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속 화면에 소년이 앉아 있다. 이름은 마일로. TV화면을 "안녕, 마일로"라고 말을 걸었더니, 소년도 "안녕"이라고 답한다. 소년은 같이 물고기를 잡자며 호숫가로 안내했다. 화면 가득 호수가 펼쳐지길래 물을 들여다보듯 TV를 향해 몸을 숙였다. 그러자 화면 속 수면에 얼굴이 비친다. 손을 들어 물을 젖는 시늉을 하자, 수면에 파문이 일며 물고기들이 도망간다. 두 손을 TV를 향해 살그머니 뻗어 물고기를 떠네자, 화면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힘차게 요동 친다.

이것은 공상과학(SF)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한창 개발중인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 '프로젝트 너톨'의 실제 모습이다.

가정용 게임기들의 진화가 경이로울 정도다. 세계 게임기 시장의 삼국시대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는 현재 차세대 게임기 개발에 한창인데, 옛 게임기는 잊어도 좋을 만큼 획기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온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TV 화면을 보며 조종기를 조작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이용자가 게임 속 주인공이 돼서 TV 화면을 향해 손, 발을 내뻗고 소리치며 온 몸을 움직여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올해 사상 처음 1,000억달러(120조원)를 넘어설 전망. 2007년 992억달러에서 올해 1,164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움직이는 동작이 가미된 '입체형 차세대 게임기'가 본격 등장할 경우,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MS

MS가 이 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E3에서 시연 영상을 공개한 '너톨'은 축구 게임을 하려면 TV 화면을 향해 힘차게 공을 걷어차야 하고 격투 게임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게임 속 상대가 내지르는 주먹을 피한 뒤 번개 같은 주먹질과 발길질로 상대를 제압해야 한다. 온 몸을 사용하는 만큼 게임은 더 실감난다.

이를 위해 게임기도 진화한다. 너톨은 얼굴 생김새와 목소리로 이용자를 구별한다. 얼굴 모양으로 이용자를 파악해 자동으로 해당 아바타를 화면에 보여주며, 갖가지 명령을 말로 실행할 수 있다.

게임기가 얼굴과 동작, 목소리를 인식하다보니 마치 대화하듯 쌍방향 게임이 가능하다. 이미 세계적인 게임개발자 피터 몰리뉴는 너톨용 대화 게임 '마일로와 클레어'를 개발중이다.

이를 위해 MS는 게임기와 TV에 연결하는 이용자 인식기를 개발했다. TV에 부착할 수 있는 인식기는 이용자의 동작과 얼굴, 목소리를 인식한다. 시연을 지켜본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사람을 알아보는 너톨의 등장으로 온 가족이 게임기 앞에 모여 실감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너톨의 발매 시기와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소니

이에 질세라 소니도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플레이스테이션(PS)3 모션 콘트롤러'를 개발중이다. 이용자는 콘트롤러를 들고 휘두르거나 찌르는 등 다양한 동작을 취해 게임을 진행한다. 수류탄처럼 콘트롤러를 쥐고 던지는 시늉을 하면 게임 속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그만큼 콘트롤러는 게임에 따라 야구 방망이나 테니스 라켓, 총과 칼 등 가지각색 변신을 한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PS3 모션 콘트롤러와 관련 게임을 함께 개발중"이라며 "아직 출시시기는 미정이지만 획기적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닌텐도

닌텐도도 새로운 동작 인식 기기인 '위 모션 플러스' 개발에 나섰다. 사실 MS와 소니에 차세대 게임기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닌텐도다. 닌텐도가 2007년 내놓은 가정용 게임기 '위'는 조종기를 사람이 들고 휘둘러 게임을 진행하는 최초의 동작 인식 게임기였다. 덕분에 위는 크게 성공해 올해 3월 3,0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기존 '위'의 조종기를 개선한 '위 모션 플러스'는 손목의 기울기와 방향, 회전속도까지 파악할 만큼 정밀해진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는 이용자의 몸 상태까지 측정하는 '위 바이탈리티 센서'도 함께 개발중이다. 이 센서를 게임기에 연결한 후 손가락에 끼우면 맥박 등 신체 정보를 보여주고 여기 맞춰 이용자가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게임 속도를 자동 조절한다. 위 모션 플러스와 위 바이탈리티 센서는 내년께 출시될 예정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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